볼티모어시 경찰을 총격으로 살해(본보 1월 10일 보도)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용의자가 최근 수년간 무려 17번이나 체포됐으나 번번이 풀려난 것으로 드러나 사법제도에 허점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9일 오전 1시 20분경 근무를 마치고 여자친구집으로 귀가하던 트로이 체슬리 형사(34)의 금품을 털려다 총격전을 벌인 강도용의자 브랜든 그라임스(21, 사진)는 같은 날 저녁 총상 치료를 받던 세인트 아그네스 병원에서 발견돼 1급 살인혐의로 기소됐다, 병상에서 형사의 감시를 받고 있는 그라임스는 다리에 중상을 입었다.
경찰에 따르면 그라임스는 지난 3년 반 동안 권총, 마약, 차량 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됐으나 2005년 집행유예 위반으로 6개월형을 받은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장기형을 선고받지 않고 풀려났다.
그라임스는 지난해 3월 권총 혐의로 기소됐으나 4만5,000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으며, 한달 뒤에는 다시 같은 혐의로 기소됐으나 역시 10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두 번째 기소 시 보석 심사에서 검찰은 그가 커뮤니티에 위험한 인물이라며 50만 달러의 보석금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라임스는 두 번째 사건 재판 하루 전 범행을 저질렀다. 또 그라임스는 2004년 차량절도로 10년형을 받았으나 3개월 복역 후 집행이 정지됐다. 지난해 11월에는 두 건의 마약 및 주거침입 혐의로 연행됐다,
최근 3개월간 경찰이 범죄 표적이 된 사건이 3건이나 발생, 우려를 낳고 있다.
경찰은 그라임스 같은 범죄자가 감옥에 있지 않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레너드 햄 시경국장은 “시의 사법 시스템을 구성하는 기관들끼리 종종 불협화음을 낸다”면서 “그라임스 같은 위험한 범죄자가 거리를 활보하게 하는 시스템을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햄 국장은 “높은 범죄율을 잡기 위해서는 사법기관 간에 긴밀한 공조체제가 구축되어야 한다”며 “그라임스와 같은 위험 인물에 대한 감시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폴 블레어 시경노조위원장은 “많은 범죄자들이 처벌이 약하기 때문에 경찰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경찰 스스로 주의할 수밖에 없다”고 개탄했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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