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이 워싱턴등 해외에 당 지부를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발표(본보 15일자 미주판 1면)하면서 미주 한인사회가 들썩거리고 있다.
대부분의 한인사회 리더들은 한나라당의 이 같은 방침이 현실화될 경우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제 정당들도 해외지부 설치를 적극 추진, 해외 동포사회가 분열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또 미주 한인들의 미 주류사회 진출이란 과제와 역행하는 것은 물론 미국사회와 정치권이 백안시할 것이라는 지적도 많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미주동포들의 권익 증진을 위해서는 바람직하다는 입장도 내놓고 있다.
백인석 북버지니아한인회장은 한국정치의 전근대성이 미주사회에 이전, 전염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우려했다. 그는“정치인의 개인 후원회는 몰라도 정당 조직이 동포사회 중심에 들어서는 건 수많은 논란을 야기할 것”이라며 “한국 정치가 비록 근대성을 탈피했다 하나 부정적 요소가 허다한 상황에서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백 회장은 이어“줄서기를 좋아하는 한국인의 특성을 감안하면 정당 조직들의 대립과 경쟁에 한인 커뮤니티는 방향성을 상실하고 무너지게 된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기덕 메릴랜드 한인회장은 “한국 정치에 관심 있는 분들이 개별적 방식으로 참여하는 건 괜찮다”면서 “그러나 한국 정치가 아름다운 모델이 아닌데 여기서 직접적인 정당 활동을 하게 되면 디비전이 생기고 여러 가지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강철은 전 워싱턴한인회장은 향후 들어설 정당 조직간 대립이 동포사회를 분열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강 전 회장은 “개인들의 정치행위는 자유이나 꼭 해외지부까지 둬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각 정당 간 갈등과 대립구조가 동포사회를 혼란에 빠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정당들이 해외지부를 통해 동포사회의 뜻을 반영한다고 하지만 동포사회 의견은 그런 방식이 아니어도 반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근교 수도권메릴랜드한인회장 등은 미주등 해외에 정당 지부를 두는 건 동포들의 현지화 정책과도 배치되는 것이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신 회장은 “많은 동포들이 모국을 떠나 미국에 이주한 근본정신은 이 신천지에 정착, 꿈을 만들어 가는 것이지 떠나온 한국정치에 참여하자는 것이 아니다”며 “해외 정당 조직 발상은 퇴행적 사고”라고 못 박았다.
신현웅 시민연맹 전국 의장은 “일시 체류자들이 투표하는 것은 무방하나 한국의 정당 지부를 만들겠다는 것은 넌센스”라며 “한국 정치는 국내에서 끝내야 한다”고 공박했다. 신 의장은 “정당 지부는 미국사회에 적응, 동화하려는 이민자들에 한국서 발길을 잡아끄는 격”이라며 “한국의 정치 이슈를 갖고 미국 동포들이 가타부타하는 것은 한미 모두에 도움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헤롤드 변 버지니아아시안 공화당 의장은 “미 공화당이나 민주당이 투표권자가 많다 해서 한국에 지부를 두는 것을 봤느냐?”면서 “한국의 정치가 미국사회에 바로 들어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한미 관계에 미칠 악영향을 걱정했다.
이에 비해 김영근 전 워싱턴한인연합회장은 재외동포들의 권익을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긍정론을 폈다. 그는 “각 정당 지부 설치시 동포사회 분열을 우려하지만 이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이라며 “초기에 부작용은 있을 수 있으나 세계화 시대에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은 “한국정치에 음성적으로 참여하는 것보다 공개적으로 참여해 동포사회 여론을 전달, 반영하는 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고 지지 입장을 나타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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