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혁(공인회계사)
지난 주 뉴스 미디어에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에 실패를 인정하고 육군 해병을 합쳐 2만여명을 증파한다며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국회에 더 많은 예산을 요구했다. 이라크 전쟁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으면 궁극적으로 미국 안보에 큰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지 3년 만에 3,000명의 전사자와 많은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제 공화당내에서도 전쟁의 당위성이 거론되고 있으며 지난 국회 청문회에서도 전쟁지지 의원들이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전쟁이 시작될 때 당시 육군참모총장이었던 에릭 신세키 대장이 증파군 숫자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이라크전은 미군 혼자 하는 전쟁이 아니기 때문에 초기 작전 성공 후 미군 이외 여러나라와 이라크군의 적극적인 참여가 승리로 이끈다며 미군도 당시 파병됐던 16만명보다 더 증군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이 이라크 내전 수렁에 빠지게 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 주장으로 30여년 넘은 군생활에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참모총장 임기 1년을 남기고 군복을 벗게 되었다.
당시 군사평론가들은 이를 두고 정치적인 인사조치였다고 이야기했다. 그의 올바른 해석은 ‘도날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그리고 차관이었던 ‘폴 울포위츠’와 행정부 사람들로부터 아무것도 모르고 하는 이야기라는 힐난을 받았다. 당시 공화당 지배세력과 네오콘으로부터 리버럴한 전임 클린턴 대통령 사람들을 갈아치우는 좋은 기회였을지도 모른다. 어떤 이들은 신세키 대장이 비백인이고 더구나 아시아 후예가 전세계에서 제일 막강한 미합중국 육군의 수장이 된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사람들이 그의 군생활 마감을 재촉하지 않았나 하고 이야기한다.
신세키 대장은 하와이 출신 일본계 미국인으로 웨스트포인트 1965년 졸업생이다. 임관 후 초급장교 시절에 전투부대 지휘관으로 월남전에서 두번 부상당하고 네번에 걸처 동성무공 훈장받은 전형적인 보병부대 지휘관이었다. 귀국하여 듀크 대학에서 영문학 석사학위도 받는 학구파 장교이기도 했다. 중장 때 유럽 주둔 미군기지 작전참모를 하다가 대장이 된 후 사령관이 됐다. 나토 사령관이 된 다음 1999년에 육군참모 총장에 이르게 되는 성공한 군지휘관의 이력이다. 미 육군 역사상 백인이 아닌 사람이 수장이 되기는 신세키 대장이 처음인데 소수민족사회에서는 홍보가 제대로 안돼서 그렇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같은 일본계에서도 그저 그런 장군이 있었고 참모총장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 하는 이도 여러 사람 있었다. 흑인이 지도급이 되면 엄청나게 언론보도가 되는데 아시아인이라 언론에 소외당하지 않았나 하는 의문도 가져본다. 필자도 간단히 난 1999년 기사에 혹시 슬라빅계 미군 장군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다.
과묵한 성격의 신세키 장군은 능히 할 수 있는 현 공화당 행정부 비난도 하지 않고 더구나 얼마 전 퇴역한 이라크 참전 군지휘관들이 일제히 부시 대통령을 공격할 때도 그는 함구하고 있었다. 그들은 신세키 장군의 작전능력을 높이 이야기하며 정치적 희생양이 됐다고 이야기할 때도 뉴스미디어에 일언반구도 없었다.
이제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도 자리에 없고 폴 울포위츠는 세계은행 총재가 되어 정책 현장에 없을 때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의 실수를 인정하고 신세키 대장의 두려워 했던 정치 현장에 섰다고 다음날 신문에 일제히 보도가 됐다. 그의 탁월한 식견에 찬사를 보내고 그가 현직에 없는 것을 퍽 아쉬워 하는 기사였다. 이제는 속히 이라크 전쟁은 종결 되어야 하고 당파를 초월하여 식견있는 군 지휘관이 필요할 때이다. 월남전과 같은 전철이 다시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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