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A-Thon 통해 4,900달러 기부
대한민국 특산품 제1호 태권도. 그것은 싸움기술인가, 돈 되는 비즈니스 밑천인가.
‘미 대학태권도의 아버지’ ‘태권도 세계화의 일등공신’ 등등 영예의 칭호가 따라붙는 북가주 한인 민경호 박사(UC버클리 종신 명예교수)에게 이렇게 물었다간 큰 코 다친다. 마땅한 도장 하나없어 유도 레슬링 등 선발종목 훈련이 끝난 뒤 밤 10시쯤 돼서야 한밤의 태권기합을 지르곤 했던 초기의 설움을 견뎌내면서 국제무도계 거묵으로 우뚝 선 민 박사(1969년부터 2006년까지 UC버클리 국제무도 프로그램 소장)에게 태권도는, 나아가 무도는 인간의 길을 찾는 수단일 뿐, 싸우는 기술도 돈 버는 밑천도 결코 아니다.
북가주에서 민 박사와 인연을 맺은 이래 이처럼 철학있는 태권보급에 구슬땀을 흘려온 최의정 관장(유니온시티 행도관, 사진1)이 또하나의 모범사례를 선보였다. 지난 3일(토) 행도관 개관 10주년 기념 브레이크-어-톤(Break-A-Thon) 행사를 펼쳐 모은 3,900달러를 오클랜드 어린이병원의 기형아 출산대책 연구 및 암치료 연구에 써달라고 선뜻 기부했다(사진2). 가외의 1,000달러는 유니온시티 뉴 해븐 스쿨 파운데이션에 기부했다.
행도관이 속한 샤핑몰의 대대적인 외관수리 공사로 못박는 소리, 톱질하는 소리가 요란했지만 이날 행사에 몸과 마음을 함께한 100여명의 행도관원들의 갸륵하고 우렁찬 함성을 제압할 수는 없었다. 연세대 철학과 출신으로 유학 중 태권도와 철학의 화학적 결합을 통해 매년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을 겸해온 최 관장은 마클 그린 시장과 그렉 스튜어트 경찰서장, 필 크로스비 뉴 헤이븐 학교재단 대표 등 지역유지들과 켄 매키니 오클랜드어린이병원 도네이션접수담당관 등 외빈들과 150여명의 수련생 및 학부형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10년 전 단 한명의 수련생도 없이 (이 도장을) 시작했던 시절이 떠오른다”며 “행도관의 성장을 지탱해주고 관심을 보여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허리를 낮췄다.
그는 행사 말미에 두꺼운 송판 5장을 뒤차기 한방에 박살내고 칼을 들고 덤벼드는 두 사범을 한 호흡에 제압하는 등 시들지 않은 태권실력을 직접 선보이기도 했다.
그린 시장은 “최 관장과 행도관이 유니온시티의 발전에 지대한 기여를 해왔다”고, 스튜어트 경찰서장은 “최 관장이 태권도를 통해 우리 지역에 안겨준 공로는 돈으로 측정될 수도 없다”고 감사를 표했다. 도장 한켠에서 연세인 최 관장의 자랑스런 이벤트를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보던 선배(북가주연세대 동문회장)은 최 관장에게 연세인의 긍지와 동문사랑이 듬뿍 담긴 금일봉 봉투를 건네주며 행사장을 떴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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