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대학생 때려 뇌사상태 빠뜨리고 인터넷서 자랑까지
“차마 이럴 수가”
지난 3일(토) 새벽 샌프란시스코의 A나이트클럽 앞에서 주로 20대 한인남녀 10여명이 같은 나이 또래 한인청년 3명과 시비끝에 이를 말리던 대학생 박00 씨(23, DVC 재학중)을 때려 뇌사상태에 빠뜨렸다. 더욱이 가해자 중 일부는 자신들의 집단구타 사실을 무용담처럼 인터넷을 통해 자랑하는 등 범행 뒤에도 인면수심 행동을 계속한 것으로 밝혀졌다. 실신한 피해자는 이들이 도망친 뒤 인근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제너럴 하스피탈)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왔으나 병원도착 직후 실시한 정밀진단에서 이미 뇌사판정을 받았으며 8일 오후 3시 현재 소생기미가 없는 상태다.
◇사건 발생= 끔찍한 살인극은 토요일인 지난 3일 새벽 2시쯤 한인들이 자주 출입하는 것으로 알려진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의 A나이트클럽 앞에서 일어났다. 금요일(2일) 밤부터 이곳에서 한인친구 3명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 박씨 일행은 귀가를 위해 문밖으로 나왔다 때마침 같은 장소에서 놀았던 같은 또래 한인남녀 13명(목격자에 따라 14명, 15명으로 진술 엇갈림)과 조우 가벼운 시비가 붙었다. 시비의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13명 중에는 여자 2명이 끼어 있었고, 박씨 일행 중 1명은 먼저 자리를 떠 사건 당시에는 3명이었다. 박씨 일행은 숫적으로 열세인데다 애당초 싸울 의사가 없었으나 상대측이 가장 덩치가 작은 1명을 힘으로 제압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박씨가 끼어들어 말리는 순간, 상대측 누군가 쇠파이트로 추정되는 둔기로 박씨의 뒷머리를 강타했다. 박씨는 후두부 두개골이 파열돼 그 자리에 엎어졌다.
◇가해자들 만행= 가해자들의 만행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가자 일부는 도망쳤으나 여자 2명은 엎어진 박씨를 굴려 피투성이 얼굴을 확인하는 등 대담한 만행을 계속하다 다른 일행과 함께 사라졌다. 또 가해자들 중 일부는 사고현장에서 도망친 뒤에도 청소년들에게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웹사이트 마이스페이스닷컴(myspace.com)에 간밤의 폭력사실을 자랑삼아 띄워놓기도 했다. 문제의 글은 피해자인 박씨의 뇌사사실이 전해지는 등 사건이 극도로 악화됐음을 감지한 이날 오후 늦게 자진 삭제했다.
◇가해자들 정체= 가해자들은 주로 산호세를 무대로 비행을 일삼아온 20대 한인들로 밝혀졌다. 그중에는 최근 출소한 폭력전과자 Y씨 등이 들어 있으며, 경찰은 이들 중 적어도 4-5명은 조직폭력단(갱단) 소속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이들은 또 자주 A나이트클럽 등지로 원정을 다녔다는 전언이다.
◇피해자 주변= 공연한 시비걸기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막아섰다 둔기로 얻어맞아 뇌사상태에 빠진 박씨는 여동생과 함께 월넛크릭에 살면서 인근 플레젠트힐의 디아블로밸리 칼리지에 다니고 있는 대학생으로 10세 때 이민왔다. 병원 도착 당시 이미 뇌사상태였던 박씨는 이후에도 호전기미를 보이지 않아 의료진으로부터 소생불가 판정을 받았다. 현재 약물치료와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으나 박씨의 부모 등 가족들은 산호호흡기 단절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사업상 주로 한국에 거주하는 박씨의 아버지는 4일 급거 귀환, 부인/딸 등과 함께 중환자실을 지키며 기적적 소생을 기도하고 있다.
◇경찰 수사= 살인 등 강력사건을 전담하는 샌프란시스코경찰국 강력반은 사건직후 피해자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가해자들의 신원을 대부분 파악하고 신병확보에 나섰다. 일부는 이미 체포돼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베트남계 갱단의 소행이라고 알려진 것은 와전된 것이며, 가해자로 파악된 13명 전원 한인 남녀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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