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새벽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의 A나이트클럽 앞에서 엇비슷한 또래 한인남녀 10여명에 무차별 집단폭행을 당한 뒤 뇌사상태에 빠졌던 대학생 박00씨가 11일 새벽 1시15분 사망했다(9일 A1면 보도).
사건당일 병원(SF제너럴 하스피탈) 도착직후 1차 뇌사판정을 내렸던 병원측은 9일 오전 거듭 소생가망이 없다고 판단하고 가족들에 후속절차를 밟을 것을 권유했으나 가족들의 거부로 미뤄오다 11일 새벽 가족들의 동의하에 산소호흡기 등 보조장치를 제거하고 공식사망 절차를 밟았다.
박씨의 시신은 샌프란시스코검시국으로 옮겨겨 부검이 진행되고 있다. 부검은 이틀가량 걸
릴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부검이 끝나는 대로 조용한 장례식을 할 예정이다.
가족들 친구들 “이런 비극 다시 없계 철저수사를”
⊙…가족들은 물론 박씨의 기적적 소생을 바랐던 친구들도 끝내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안타까움을 충격을 금치 못했다. UC버클리에 다니는 한 친구는 “00이가 우리 학교로 트랜스퍼(전학)하기 위해 준비도 거의다 마쳤는데, 그래서 우리 학교에서 만날 날을 꼽고 있었었는데…”라며 “모처럼 바람쐬러 나갔다가 나오는데 자기들(가해자들)이 괜히 시비를 붙고 대들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 학부형은 이날 본보에 전화를 걸어와 “아니할 말로 어쩌다 시비가 붙더라도 같은 한인이면 좀 봐주고 그럴텐데 가만 있는 사람을 그렇게 해놓고 인터넷에서 자랑까지 하는 게 어디 인간이냐”고 질타했다. 또다른 중년남자는 “그x들이 몇년전부터 걸핏하면 거기(A나이트클럽) 가서 행패 부리고 난리를 친 양아치들이라고 하더라”며 “이런 사건이 나면 이게 무슨 우리 한인사회 명예문제나 되는 듯이 쉬쉬하면서 그냥 넘어가고 하는 풍토 때문에 애들이 더 망가진다” “기왕이면 가해자들 신분까지 낱낱이 공개해서 다른 피해자들이 생기지 않도록 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경찰, 엽기무용담 인터넷 백업파일 등 확보
⊙…경찰수사는 유사사건과 달리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살인사건 등을 전담하는 SFPD 강력반은 사건직후 박씨와 동행했던 U대학 재학생 C씨 등과 A나이트클럽 종업원 등을 불러 피해자 및 목격자 진술을 확보하고 가해자들의 신상을 상당부분 파악한 상태다. 피해자들은 가해자들과 일면식도 없는데다 평범한 모범생들이어서 행동반경도 달라 가해자들의 인상착의와 사건당시 상황만 진술했으나 경찰은 이미 요시찰 대상이었던 가해자들의 인상착의와 일치하고 다른 목격자들의 보강진술과도 맞아떨어져 의외로 빨리 용의자들을 압축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게다가 경찰은 가해자들이 사건직후 자신들의 행위를 자랑삼아 마이스페이스닷컴(myspace.com)에 올렸다 삭제한 글을 백업파일 복원 등을 통해 이미 확보, 어디서 언제 누가 썼는지까지 파악했다.
이와는 별도로 숨진 박씨의 친구들은 조속한 범인색출을 돕기 위해 전단을 만들어 사건현장 주변 등 곳곳에 1,000여장을 붙이기도 했다.
천일필 부총영사 등, 숨진 박씨 가족위로
⊙…정상기 SF총영사는 본보를 통해 이 사건이 처음 보도된 9일 천인필 부총영사에게 가족위로하고 경위를 파악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천 부총영사는 K씨 주선으로 10일 숨진 박씨의 아버지를 만나 위로했다. 이 자리에서 박씨의 아버지는 “비록 아들은 잃었지만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아들이 원혼이나마 달랠 수 있도록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총영사관측의 협조를 당부했다. 천 부총영사는 “데이빗 신 SFPD 부국장 등 관계요로에 신속하고도 철저한 수사를 부탁하겠다”고 약속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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