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딸로 태어난 게 후회스러웠고 죽고 싶어도 죽을 수도 없는 시절이었습니다.”
15일 미 하원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일본군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은 이날 저녁 워싱턴 동포들을 대상으로 자신들이 겪은 끔찍했던 기억의 저편을 끄집어낸 후 일본의 공식 사죄를 촉구했다.
김군자 할머니(81)는 만 16살 때 길에서 끌려가 일본군의 성 노리개로 3년간을 살아야했던 지난 악몽을 떠올리며 “왜 내가 한국의 딸로 태어났던가 생각했다”며 몸서리쳤다.
그는 “저들이 저지른 전쟁범죄 행위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일본의 사과를 요구했다.
만 14살 무렵, 군 위안부로 끌려가 대만에서 지옥 같은 세월을 보낸 이용수 할머니(79)는 “목숨보다 정조를 더 소중히 여기던 게 우리 민족”이라며 “45년 만에 입을 열고 오늘 청문회에 선 것은 위안부 문제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오늘 청문회에서 하고 싶은 말을 전부 못했다”며 “눈물 없이는 이야기를 모두 할 수 없었다”고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의 만행을 고발했다.
이 할머니는 이어 “악랄한 일본에 우리 후손들이 다시 당하지 않으려면 위안부 문제를 꼭 해결지어야 한다”며“우리의 주장은 일본에 공식 사과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문제가 해결 안되면 세계적인 성폭력도 근절되지 않는다”며 “우리 후손들이 마음 놓고 살 수 있게끔 동포들께서도 힘을 모아 협력해달라”고 주문했다.
두 한국 할머니와 함께 청문회장에 섰던 네덜란드계 얜 러프 오헤른 할머니(84)도 씻을 수 없는 아픈 기억들을 토해내며 일본의 사과를 촉구했다.
워싱턴정신대대책위원회가 팰리스 식당에서 마련한 이날 간담회에는 권태면 주미대사관 총영사, 김은석 공사 참사관, 서옥자 정대위 회장을 비롯한 40여명의 동포들이 참석, 할머니들의 생생한 증언에 눈물을 적셨다. 또 방미중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도 들러 할머니들을 격려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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