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뛴다고? 이제는 자기 전에도 뛴다. 두 눈 퍼렇게 뜨고 빤히 보고 있는데도 치솟는 것 같다. 14일 오전 오클랜드 텔레그래프가와 웨스트그랜드 애브뉴가 만나는 곳 발레로 주유소 메뉴판(?), 일부러 주변 집들을 아래로 굽어보고 하늘을 찌르는 자세로 올려찍은 이 메뉴판에서 가장 싼 것이 배럴당 3.189달러. 길 건너 맞은 편 셰브론 주유소는 이보다 심해 종류별로 10-30센트가량 비쌌다.
요즘 한국에서 번지수 잘못 짚고 아무나 막 쓰는 바람에 문제가 되기는 했지만, 고구려장수 을지문덕이 수나라장수 우중문에게 보낸 시를 비틀어 “그대 하늘 높은 줄 알았으니 이제 그만 내려가시지”라고 사정하고 싶을 정도다.
14일 웨스트카운티타임스지에 따르면, 베이지역 개스비가 2월13일부터 3월13일까지 불과한달동안 무려 43센트나 올랐다. 같은 기간 가주 전체 상승폭은 45센트, 미 전체 오름폭은31센트라고 한다.
조사대상 베이지역 도시 중에서는 오클랜드와 플레젠튼이 각각 48센트씩 올라 최고를 기록했고, 샌프란시스코 콩코드 프리몬트에서는 평균 45센트씩, 산호세에서는 평균 42센트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떨어질 가망은? 아무도 모른다. 소위 전문가란 위인들이 내놓은 전망이 걸작이다. “개스소비가 줄어야만 정유회사들이 가격을 내릴 것 같다.” 결국 소비자들이 자동차 운행을 줄이는 등 쥐어짜기 지혜를 발휘해 개스비의 콧대를 꺾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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