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달러? 귀가 번쩍 뜨였습니다. 거의 동시에 고개는 갸우뚱했습니다. 지난해 초 이스트베이한미봉사회(KCCEB, 관장 스캇 김, 당시 관장 김헌기)가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을 위해 쉼터 기금조로 10만달러 조성계획을 발표했을 때, 그것은 ‘불가능의 폭탄발언’으로 들렸습니다.
북가주 한인사회의 인심이 야박하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자발적 성금모으기가 참 어렵다는 건 주지의 사실 아닙니까. 때도 좋지 않았습니다. 경제 주름살 얘기가 아닙니다. 그때 불거진 모 단체 공금의혹 때문에 일체의 후원금걷이는 애로를 겪었습니다. 그 이전 몇몇 단체들의 이상한 돈장난이 도마위에 오르고, 받아서는 안될 곳에서 떼를 쓰다시피 후원금을 걷어간 어느 단체 간부의 행위까지 빚어지는 등 여러 요인이 겹쳐 KCCEB의 갸륵한 뜻과는 달리 목표달성이 어렵지 않을까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그러나 해냈습니다. KCCEB는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그런 고약한 분위기에 침윤되지 않고 십시일반 온정의 손길을 내민 무수한 후원자들은 더욱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이 캠페인에 기꺼이 참여한 다른 커뮤니티 친구들에게도 감사를 돌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근 KCCEB에서 보내온 자료를 보니 지난 1년동안 100K 캠페인에 호응한 개인 및 단체는 353명(곳)입니다. 그중 99달러 이하 후원자는 138명(곳), 100달러부터 249달러까지 후원자는 125명(곳), 250달러부터 499달러까지 후원자는 36명(곳), 500달러부터 999달러까지 후원자는 21명(곳), 1,000달러 이상 후원자는 33명(곳)입니다. 식사 몇십그릇 몇백그릇을 팔아야 남을까말까한 돈을 선뜻 내놓은 식당도 있고, 교인들 헌금을 모아 송두리째 보낸 교회도 있고, 땀 뻘뻘 흘리면 옷을 다려 한푼두푼 모은 돈을 기탁한 세탁소도 있고, 자녀들이 용돈으로 드린 돈을 아껴 내놓은 어르신도 계시고….
KCCEB 샘 윤 총무가 엊그제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혹시 누락된 분들이 계실까 확인도 할 겸 감사표시도 할 겸 후원하신 분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걷으면 그뿐, 걷은 사람들끼리 둘러앉아 예산결산 해치우고 입을 싹 씻어버리는 몇몇 단체 사람들’에게 살아있는 교훈이 되겠다 싶었습니다. 이런 취지를 살려 본보는 이를 무료광고 형식으로 싣기로 했습니다. 광고는 오늘자 A6면에 있습니다. KCCEB의 깔끔한 일처리가 공인은커녕 사인으로서도 신뢰가 안가는 몇몇 인사들의 철면피 부도덕성으로 얼룩진 ‘극히(?) 일부’ 한인단체들을 선도하는 하나의 나침반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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