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의 강력한 로비로 ‘종군위안부 결의안’ 지지 의원이 22일 현재 69명으로 증가, 본회의 상정은 물론 통과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미국의 인기 프로그램인 CBS 리얼리티 쇼 ‘서바이버(Survivor)’ 우승자인 권율(32)씨를 비롯, 한인 동포 등 30여명은 22일 의회를 찾아가 지난달 마이클 혼다 의원이 상정한 종군 위안부 결의안(HR 121)을 통과시켜 달라며 로비를 펼쳤다.
이날 의회 로비는 혼다 의원의 결의안 상정 직후 ‘위안부를 위한 사법 정의’(Justice for Comfort Women) 등 100여개 인권 단체들로 결성된 ‘121 연합(Coalition)’이 주도한 것으로, 공동 발의자를 100명까지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계획됐다.
한인 동포는 물론, 베트남계, 독일계 미국인 등 참가자들은 7개조로 나뉘어 200여개의 의원 사무실을 돌았으며, 6명의 의원으로부터 공동 발의 약속을 받아냈다. 이로써 이 결의안의 공동 발의자는 69명선으로 늘었다.
하원 외교위는 공동 발의자가 100명에 이르는 대로 결의안을 표결에 붙일 계획이다.
피터 김 범동포대책위 공동간사는 “외교위원회 아태환경소위 표결이 있는 3월29일까지 목표로 한 100명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이번 사안이 한일 양국 차원을 넘어 인권 문제임을 의원들에게 인식시킬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연방 의회 로비에는 한미봉사단, 북버지니아한인노인회 등 다수의 워싱턴 한인단체에서 참여했으며 뉴욕한인유권자센터에서도 대표자를 보내는 성의를 보였다.
CBS 리얼리티 쇼 ‘서바이버(Survivor)’ 우승자인 권율(32)씨는 로비활동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부모님이 어렸을 적부터 종군 위안부 등 일제의 만행을 얘기해 주셔서 이번 결의안 통과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면서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직후 부터 수년간 종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고 활동을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종군위안부 문제는 일본과 한국간의 선린 관계를 저해하는 이슈”라면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일본은 국제 사회에서 완전한 파트너로 인정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에 동석한 한반도 전문가인 존 페퍼는 “동아시아에서 역사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과거를 되돌아 보지 않고서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면서 “동아시아는 역사를 직면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라며 이날 행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과거의 역사에 대한 분명한 평가 없이는 어떠한 화해도 있을 수 없다”면서 “화해의 첫 조치는 일본이 취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씨를 비롯, ‘서바이버’에 동시 출연했던 한인 1.5세 인권 변호사 베키 리(29)씨도 이날 의원 및 보좌관들에게 결의안 지지를 호소했다.
범대위가 전개하고 있는 결의안 지지 서명 캠페인은 지난 주 3,500여명이 참여, 총 7,000여명에 이르게 됐다. 범대위는 이번 주말에도 롯데플라자와 와싱톤중앙장로교회 등에서 서명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며 2만명을 받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한편 범대위에 대한 한인사회의 물질적인 지원도 늘고 있다.
김 간사는 “지금까지 4,000달러가 모아졌다”며 “5만달러 정도의 기금이 모아지면 중요한 시기에 미국 사회에 종군위안부 이슈를 크게 알리는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범대위는 아베 총리 미국 방문시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 타임스 등 주요 언론에 전면 광고를 게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로비는 1세는 물론 대학생들과 각 한인 단체, 아태 인권단체들이 세대간, 인종간 벽을 깨고 인류 공통의 문제에 협력하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기회도 됐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조영길 범대위 위원은 “어렵게만 보이던 종군위안부 결의안 통과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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