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셋업맨으로 나선 첫 경기에서 2점차 리드를 못지키고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다저스전 8회 등판, 켐프에 투런홈런 허용
5-3 리드 못 지켜 ‘블론 세이브’ 쓴 잔
선발경쟁에서 탈락해 셋업맨으로 보직이 바뀐 박찬호(뉴욕 메츠)가 새로운 직책으로 나선 첫 출격에서 임무를 다하지 못했다. 8회초 5-3으로 앞선 가운데 마운드에 올랐으나 투런홈런을 얻어맞고 동점을 허용해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고 말았다.
26일 플로리다 주 포트세인트루시에서 벌어진 LA 다저스와의 시범경기에서 박찬호를 셋업 상황에서 등판시키겠다고 밝혔던 윌리 랜돌프 감독은 팀이 5-3으로 리드해 셋업상황이 된 8회 초가 되자 즉각 박찬호를 마운드에 올렸다. 박찬호의 임무는 물려받은 리드를 그대로 유지해 9회 클로저에게 마운드를 넘겨주는 것. 물론 메츠의 메인 셋업맨은 애런 하일만으로 정규시즌이 되면 박찬호는 그에 앞서 7회에 마운드에 오르는 1차 셋업맨으로 기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첫 테스트 결과는 일단 실망이었다. 박찬호는 첫 타자 라문 마티네스를 5구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으나 다음 타자 마이크 리버솔에게 포볼을 내주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이어 다음 타자 토니 아브레이유를 숏 땅볼로 유도, 2루행 주자를 잡았으나 다음 타자 맷 캠프에게 볼카운트 2-2에서 던진 커브가 한복판에 어정쩡하게 매달리는 바람에 레프트펜스를 넘어가는 큼지막한 투런 홈런을 맞고 동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다음 타자 제임스 로니를 2루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쳤으나 이미 받은 리드를 지켜야 한다는 셋업맨의 임무달성엔 실패한 것. 기록은 1이닝 1안타(홈런) 1포볼 1삼진 2실점으로 시범경기 방어율은 6.57에서 7.42로 더 나
빠졌다. 8회말에 곧바로 결승점을 뽑아준 타선 덕에 이번 시범경기 첫 승 기록을 얻은 것은 차라리 쑥스러웠다. 박찬호는 이날 직구의 제구가 잘 안 돼 1이닝동안 22개나 되는 많은 공을 던졌는데 특히 볼 카운트를 길게 끄는 경우가 많았던 것은 효과적인 셋업맨이 되려면 시급히 고쳐야 할 점으로 드러났다.
한편 박찬호가 셋업맨으로 보직이 굳어질 경우 그가 지난달 체결한 계약에서 최고 240만 달러에 달하는 보너스 조항은 그대로 휴지조작이 된다는 점에서 박찬호가 추후 어떻게 대응할 지 주목되고 있다. 박찬호는 이날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팀을 위해 던지겠다.고 말해 일단은 코칭스텝 결정에 순응하는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애당초 구원투수로 뛰려면 기본급이 60만 달러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투구 이닝 수에 비례하는 보너스로 채워진 계약에 사인했을 리가 만무하다. 구원투수론 아무리 많이 던져도 70이닝 이상도 힘든데 박찬호의 이닝보너스는 129이닝부터 발동이 걸리니 전혀 가능성이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제와서 달리 뾰족한 수도 없다. 시범경기 시즌이 거의 끝나가는 현 시점에서 갑자기 다른 팀에 선발자리가 생길 리도 없다. 박찬호로선 인내하며 기회를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다.
한편 공교롭게도 같은 날 선발탈락이 확정된 콜로라도 로키스의 김병현은 27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제5선발 자시 포그에 이어 2번째 투수로 등판, 중간계투 임무를 시작한다. 이미 트레이드를 공개 요청할 만큼 선발탈락에 강력한 불만을 나타낸 김병현이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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