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레터맨 쇼에 초대받은 잭 잔슨.
‘아이오와의 자랑 ‘
“저는 아이오와주 시다 래피즈 출신입니다. 뭐 그 정도에요. 그냥 평범한 사람입니다.”
타이거 우즈의 추격을 따돌리고 매스터스 챔피언에 올라 영예의 그린재킷을 차지한 ‘신데렐라’ 골퍼 잭 잔슨(31)이 매스터스 시상식에서 자신을 소개해달라는 사회자의 요청에 대한 답변이 화제다. 소박하면서도 겸손한 그의 언행은 이미 그의 우승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던 고향 아이오와 주민들의 가슴을 완전히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미국에서 전형적인 ‘시골’중 하나인 아이오와 주에는 메이저 프로팀이 하나도 없다. 마이너리그 야구와 하키팀들이 몇 개 있는 것이 고작이다. 최희섭이 한때 몸담았던 트리플A팀 아이오와 컵스가 가장 큰 팀이다. 아이오와 출신으로 프로스포츠 정상에 오른 스타도 전 수퍼보울 MVP 커트 워너와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멤버의 밥 펠러 정도가 고작이다. 아이오와 사람들이 새로운 매스터스 챔피언에 대해 열광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아이오와 사람들의 기쁨은 단순히 자신중의 하나가 매스터스에서 우승했다는 것을 넘어선다. 그들은 잔슨의 소박하고 진실된 인격에 더욱 열광한다. 잔슨의 고교 친구인 라이언 하트만은 “그는 순진하고 매우 겸손하다. 그냥 멋진 남자다. 전형적인 아이오와 사람”이라고 자랑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잔슨의 우승이 놀라운 것은 그가 자라나면서 한 번도 이런 큰일을 해낼 것이라는 ‘될성부를 떡잎’의 기미가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다. 어려서부터 체격이 작았던 그는 남들보다 4년 이상 늦게 주니어 골프 프로그램에 합류했고 고교시절에도 팀에서 넘버 1 골퍼가 아니었으며 꿈이었던 아이오와대 진학도 이루지 못했다. 코스를 내주고 훈련경비를 지원해 준 고향사람들이 아니었다면 프로전향조차 힘들 뻔 했던 환경이었다.
하지만 미니투어와 마이너투어에서 험난한 테스트를 거치며 차근차근 꾸준하게 실력을 키워나간 그는 2003년 네이션와이드투어에서 ‘올해의 선수’를 차지하며 PGA투어 카드를 따냈고 루키였던 2004년 벨사우스클래식에서 우승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3년 뒤 그는 자신조차 꿈꾸지 못했던 일을 해냈다. 골프 세계랭킹이 시작된 이후 50위권 밖에 있던 선수로는 처음으로 매스터스에서 우승한 그는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이 15위로 수직점프하며 세계적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하지만 그의 성실하고 겸손하며 소박한 인간성은 그 어떤 환경의 변화에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그를 아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장담이다.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