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 무기를 만들어 다른 영장류를 잡아 먹기도 하는 침팬지 종이 인류의 옛 조상처럼 동굴에서 한낮의 폭염을 피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11일 보도했다.
미국 아이오와주립대의 질 프뤼츠 박사 등 연구진은 세네갈 남동부 사바나 지대인 퐁골리에 사는 서부침팬지(Pan troglodytes verus)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이들이 기온이 가장 높고 건조한 10월부터 다음 해 5월 사이에 동굴을 자주 이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서부침팬지는 인류 조상이 처음 등장한 곳과 매우 흡사한 환경에서 살고 있으며 최근엔 날카로운 나무창을 만들어 작은 갈라고원숭이를 사냥하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연구진은 이들이 동굴을 자주 이용하는 까닭을 밝히기 위해 최근 몇 년 사이 이 지역의 낮 기온을 비교했는데 2001~2004년 동굴 내부의 평균 기온은 24.2℃로 인근 숲의 29.6℃에 비해 현저히 낮고 인근 초지의 24.6 ℃보다도 낮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들은 침팬지들이 동굴 안으로 먹이를 갖고 들어가 그 곳에서 몸단장도 하고 어슬렁거리며 놀기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나 동굴은 낮 동안에만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침팬지가 동굴을 사용한다는 사실은 학계에 처음 알려진 것이며 이 분야의 원로인 제인 구달 박사조차 말리에서 누군가로부터 침팬지가 동굴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는 목격담을 들었을 뿐이라고 프뤼츠 박사는 전했다.
이 연구에 대해 미국 샌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학의 에이드리언 질먼 교수는 이 침팬지의 서식지 조건은 다른 대부분의 침팬지들보다 열악한데 이들의 행동은 사바나에서 살아남기 위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런 문제들은 인류의 초기 조상이 직면해야 했던 것과 같은 종류의 문제들이라고 논평했다.
아이오와 대영장류재단의 생물학자 롭 슈메이커도 이 연구는 침팬지가 갖는 행동 및 인지적 융통성이 어느 범위까지인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그는 이 연구는 다른 어떤 침팬지 현장 연구에서도 볼 수 없었던 사실을 보여주며 침팬지들 사이에서도 지역에 따라 문화적 변이가 존재한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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