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달 특별기획 / 장애우와 더불어 10년 ‘북가주 밀알선교단’
(2) 나눔
홈스테드 하이스쿨 11학년에 재학중인 이진화 양은 3년 전 북가주 밀알선교단의 ‘사랑의 교실’에 자원봉사자로 처음 참여한 이후, 현재까지도 봉사자로서의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밥 먹여주고, 함께 찬양하고 장애우들을 도와주는 게 너무 재미있다”며 해맑은 웃음을 지어 보이는 이 양은 “장애우들을 위한 봉사가 남을 위한 봉사라기 보다 내 자신이 보배를 얻는 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봉사자들은 대부분 학교에서 요구하는 봉사 관련 수료증(Certificate)을 받으려 ‘사랑의 교실’에서의 자원봉사를 시작하지만, 이진화 양처럼 수료증을 얻기 위한 소정의 기간을 거친 후에도 스스로 오랜 기간 활동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어머니의 권유로 참여하게 됐다는 양혜윤(로스가토스 하이스쿨 9학년)양도 “장애우들을 보면 때론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도 들지만, 그 어떤 봉사보다 보람 있는 일 같다”고 말했다.
미국이 타 국가들에 비해 장애우들에 대한 복지정책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지만, 이처럼 한인 장애우들을 위한 봉사의 손길이 끊임없이 요구되고 이유는, 장애우의 특성상 문화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미국사회나 장애인 시설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유방암에 걸려 항암치료를 받느라 머리카락이 빠져 가발을 썼다”면서 “암 투병 끝에 하나님께 받은 새로운 삶을 다른 이들에게 사랑으로 나눠줘야 된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다”는 ‘사랑의 교실’ 미술교육 봉사자 나승은(36)씨의 환한 표정에서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는 결국 ‘종이 한 장 차이’일 수도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되는 ‘사랑의 교실’에서 제공되는 점심 식사 또한 지역교회 봉사자들의 손길로 만들어지고 있다. 헤이워드 섬기는교회, 베델연합감리교회, 북가주장로교회 등의 교회들에서 돌아가며 ‘사랑의 교실’에 식사를 제공하고 있으며, 에벤에셀 선교단의 고명숙 전도사는 장애우들의 머리카락을 잘라주는 미용 봉사를 하고 있다.
이밖에도 밀알선교단에 재정 후원금을 보내 오거나, 사무실 문틈으로 몰래 놓고 가는 수많은 익명의 기부자들 또한 장애를 딛고 일어서기 위해 오늘도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한인 장애우들과 삶과 사랑을 나누는 동반자들이 아닐 수 없다.
<김철민 기자> and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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