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살다보면 피하고 싶지만, 피해야 하지만 피할 수 없고 피하지 말아야 할 것들... 이런 문구를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에게 있어서 피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대체 무얼까 하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술이 아닌가 싶다. 미국에 온 지 이제 7년. 길다하면 길고, 짧다하면 짧은 기간. 오기 전엔 막연한 동경도 앞섰고, 뭔가 특별한 것이 있으려니 하는 기대감에 조금은 약간의 설레임도 있었고... 그렇게 시작한 미국 생활. 한국에서의 부대낌이 없어서 첨엔 “이게 참 자유구나!! 이거이 내가 바라던 생활이라고 생각을 했었지만, 얼마 안 가서 뭔가 빠진듯한 공허함, 외로움이 내 가슴을 서서히 후벼파기 시작했다. 누구보다 외로움을 잘 느끼기 때문에,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만큼 바쁘게 학교도 다니고 레슨도 하면서 살았지만, 뭔가 채워지지 않는 그런 허전함이 항상 내 가슴 언저리에서 친구처럼, 아니 연인처럼 맴돌고 있었다.
한국도 이젠 주 5일 근무로 금요일이면 주말 분위기가 나지만 나는 월요일 아침이면 항상 금요일, 토요일이 기다려지곤 했다. 힘들게 일하고 금요일 저녁이면, 마음이 괜시리 붕뜨고, 뭔가 이벤트가 있어야 할 거 같고, 그래서인지 난 개인적으로 술 자리를 굉장히 즐기는 편이다. 알코올의 힘은 참으로 대단한지, 술이 조금 들어가면, 일주일 동안의 힘들었던 일들, 짜증났던 일들, 가슴에 몽우리졌던 그 무언가가 따뜻한 온기로 녹아내리면서 자연적으로 희석이 된다. 그래서 그럴까!! 내 긴장했었던, 외로웠던 얼굴도 어느덧 미소로 바뀌고 그것이 지나쳐 깔깔거리는 웃음으로 바뀌고, 소리도 질러보곤 한다.
혹자는 건강을 생각해서 과음, 과식하면 큰일날 꺼라는 그런 ?사실은 다 옳은 말이긴 하다- 아주 바른 말을 하곤 한다. 그래서 피할 수 있으면 술자리도 좀 피하고... 물론 구구절절이 맞는 말이라는건 인정한다. 그러나 술 한 잔이 어느 누군가에겐 에너지가 되고, 활력이 된다면 그리 피할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피하지 않고, 즐길 수 있다면 이 얼마나 더할 나위 없이 좋은거 아닐까?? 난 거의 술예찬론자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물론 인사불성이게 마셔서, 실수하는건 그다지 칭찬할 일은 아니지만, 적당히 취기가 올라서, 평소에 못했던 말들 -연인 사이라면 사랑의 고백도 할 수 있고, 부부라면 서로간에 섭섭하고 오해했던 부분도 해결할 수도 있고- 그러고 보니 취중진담이란 유행가도 한 때 우리가 많이 즐겨 듣고, 공감했던 노래가 아닌가 싶다. 평소에 하지 못했던 말들, 느낌, 감정들을 약간의 술로 인해서 고백아닌 고백을 하고, 그래서 상대방과의 어떤 우정이나, 사랑이 더 끈끈해지고 돈독해진다면 이것보다 더 좋은 명약이 어디 있을까 싶다.
Break the ice... 개인적인 나의 solution은 두 말 할 것도 없이 술과의 만남을 가지는 것이다. 이쯤 되면 내가 뭐 완전히 술만 먹는 사람인줄 알지도 모르지만, 사실 그냥 기분좋은 술자리를 즐길 뿐이다. 어떤 주당처럼 부어라, 마셔라 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기분좋은 술자리, 피하기 싫고... 도저히 피할 수 없는... 그래서 절대 피하지 않고 즐긴다. 특히나 요즘처럼 사는게 참 치사하고 팍팍하다는 생각이 들 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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