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커스의 간판스타 코비 브라이언트(앞)는 변화를 요구, 필 잭슨 감독은 변화를 약속하고 나섰다.
“변해야 산다”
“팀을 고쳐 달라. 당장. 개인적으로 더 이상 못 견디겠다. 3년 동안 제자리걸음만 한 기분이다. 오는 여름이 구단의 장래를 좌우할 중요한 시점이다. 팀에 변화를 줘야하며 바꿀 것은 당장 바꿔야 한다.”
LA 레이커스가 2일 NBA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뒤 코비 브라이언트가 직접 나서 이렇게 호소했다. 레이커스가 다음 단계를 밟지 못하는 데는 이날 어시스트가 ‘0’였던 자신이 문제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있는 대로 열을 받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5차전에서 119-110으로 승리한 선스는 스타 포인트가드 스티브 내쉬의 동료 아마레 스터들마이어가 27점, 숀 매리언이 26점, 레안드로 바르보사가 18점을 거든 반면 레이커스는 루크 월튼이 고작 2점을 올리고는 6반칙으로 퇴장했고 콰미 브라운은 21분 동안 4점에 그쳤다. 또 감히 필 잭슨 감독을 공개 비난해 파문을 일으켰던 스무시 파커는 시즌 운명이 걸린 경기에서 ‘빵점’으로 드러누웠고, 지난해 자유계약 시장에서 큰 돈 주고 영입한 블라드미어 라드마노비치는 스노보드 사고로 어깨가 부러진 뒤 거짓말을 해 망신살이 뻗쳤던 끝에 아예 경기에 투입되지도 않았다.
코비와 라마 오돔은 이날 67점을 합작했지만 둘이서는 한계가 있다. 119점이나 내준 수비만 봐도 그 문제가 뻔히 드러난다.
올 시즌을 26승13패로 시작했던 팀이 어쩌면 그렇게 망가졌을까. 하지만 그 당시 간단하게 말해 “김칫국부터 마시지 말라”고 한 잭슨 감독의 ‘경고’가 생각난다. 그러더니 레이커스는 그 다음 43경기에서 27패를 당하며 42승40패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그리고는 선스에 1승4패로 일찌감치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2000~04년 코비와 샤킬 오닐이 ‘원투펀치’를 이뤘을 때 20차례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이겼던 팀이 무진장 초라해졌다. 그 후 3년 동안 코비 혼자서는 4승을 거뒀을 뿐 이긴 플레이오프 시리즈는 단 하나도 없다.
레이커스는 우선 운이 없었다. 부상이 많았다. 센터 크리스 밈이 발목부상으로 전혀 뛰지 못한 타격이 컸고 오돔도 팔꿈치와 어깨부상으로 100%가 아니었다. 브라운, 월튼, 라드마노비치도 부상에 시달렸다.
‘도사’ 명성의 잭슨 감독은 한 가지 흠이 있다면 선수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무조건 ‘트라이앵글 오펜스’로 계란이 있건 없건 ‘오믈렛’만 만들겠다는 스타일이다.
선수에 맞는 시스템은 만들지 못하고 시스템에 맞는 선수만 쓰기 때문에 난데없이 파커와 같은 무명 선수로 재미를 보는 반면 몇 년 전 밋치 리치몬드나 지난 2년 동안의 애런 매키처럼 다른 팀에서 훌륭하게 뛰던 베테랑 선수는 바보로 만드는 경향이 있다. 리치몬드와 매키와 같은 프로중의 프로들이 레이커스로 와 벤치에서 썩은 것을 보면 라드마노비치와 같이 슛만 좋은 뿐 별로 머리 좋지 않은 선수가 실패한 것은 어떻게 보면 예고된 현상이다.
레이커스는 드래프트는 비교적 잘 하는 편이다. 앤드루 바이넘과 조단 파마와 같이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들을 뽑았고 2라운드에서 월튼을 건지기도 했다. 하지만 프리에이전트 계약으로 영입한 선수는 거의 다 실패작이다. 게다가 레이커스는 이미 샐러리캡을 넘어 대형 프리에이전트를 잡기도 불가능한 상태다.
트레이드도 어렵다. 케빈 가넷, 저메인 오닐, 제이슨 키드 등이 트레이드 시장에 나올 전망이지만 다른 팀에서 원하는 선수가 코비, 오돔, 바이넘 등에 불과해 그 중에 하나를 잡을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레이커스도 선스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워싱턴 위저즈처럼 ‘스몰볼’로 나가는 게 좋을 수도 있다.
<이규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