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택환 변호사, 고교시절 하셀라 드워킨씨의 대학진학 도움 등 인연으로
사제간의 정이 메말라가는 이민 사회에서 고등학교 카운슬러와 이민 1.5세 변호사 겸 회계사가 30여 년 간 스승과 제자의 연결 고리를 끊지 않고 이어 와 훈훈한 이야기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 남부 뉴저지 부히스 중학교에서 이민 2세 엄 모(6학년)양이 교직원들로부터 위험 인물로 지적돼 강제 품행 감정 진료를 받는 등 인성 교육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이들 사제간의 풋풋한 정은 이민 교육 성공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필라 교외 첼튼햄 타운십에 사무실을 갖고 있는 유택환(45) 변호사 겸 회계사는 지난 4월 고교 시절 은사 하셀라 드워킨(82)할머니 집을 찾아가 세무 보고 업무를 마무리해 주었다. 드원킨 할머니는 “10여 년 전부터 매년 4월이 되면 미스터 유에게 전화를 해 세무 보고를 해달라고 부탁 한다”면서 부드러운 눈길을 보냈다.
유택환 변호사가 드워킨 할머니를 처음 만난 때는 이민 온 이듬해인 1977년이었다. 당시 한인 이민자 밀집 거주 지역인 노스 필라 5가에 살았던 유 변호사는 온리 고교 9학년 학생 시절 무조건 카운슬러 실을 찾아가 처음 눈길이 부딪힌 드워킨 교사에게 “나는 하버드 대학에 꼭 진학해야 한다”고 말했다. 드워킨 교사는 그의 담당 카운슬러가 아니었지만 당당하게 하버드대를 고집하는 유택환 학생을 주의 깊게 지켜보았다. 그리고 당시 “온리 고교에서는 지금껏 하버드대에 진학한 학생이 한 명도 없었다”면서 “하버드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라는 가르침을 주었다.
유택환 학생과 하셀라 드워킨 카운슬러의 본격적인 인연은 1978년에 시작됐다. 유택환 학생은 필라 시내 우수 고교생 전문학교인 센트럴 고교에 입학이 허가됐다. 전학 가던 날 드워킨 카운슬러는 유택환 학생에게 전화를 해 “센트럴 고교에서는 모두 하버드에 가려고 해 1등을 못할 것이다. 그러나 올리 고교에서는 너 혼자만 하버드에 진학하려고 하니 선생님들이 도와줄 것”이라면서 돌아오라고 권유했다. 이 말은 들은 유택환 학생은 마음에 와 닿는 것이 있어 하루 만에 복교를 했다. 이 같은 내용이 학교에 알려져 주위에서 공부하는데 도움의 손길이 뻗쳤다.
그는 학생회장에 뽑혔고, 지역 신문에 우수학생으로 기사화됐다. 드와킨 카운슬러는 이 같은 기사를 모두 스크랩해 대학 입학 서류에 첨부시켰다. 또 9개 진학 희망 대학의 추천서를 써 주면서 모두 직접 타이프로 치는 열성을 보였다. 이 같은 정성이 결실을 맺어 유택환 학생은 올리 고교 개교 70여년 사상 첫 하버드대 입학생의 영예를 차지했다.
드와킨 카운슬러의 인생 조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유택환 변호사가 하버드대 2학년 때 인종 차별과 관련된 불미스런 일로 하버드대를 중퇴하고 고민에 쌓여 있을 때 “하버드가 전부는 아니다. 필라 인근 지역 대학으로 옮겨 다시 일어서라”고 충고했다. 그녀의 자녀들도 예일 대와 존스 홉킨스 대를 나온 의사들이지만 “명문 학교가 인생 항로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인격과 인생의 질이 중요하다”는 신념을 강조했다. 유택환 씨는 결국 템플 대를 졸업하고 변호사와 회계사 시험에 동시 합격한 필라 한인 2호가 됐다.
<홍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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