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소(Glaceau)는 비타민 워터(Vitamin Water), 스마트 워터(Smart Water), 프룻 워터(Fruit Water) 등의 제품을 생산하는 음료 회사다. 많은 한인 업소들이 글래소의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이 회사가 아시안 아메리칸들에 대해 교묘하게 인종차별적인 행태를 보인 경우 하나를 지적하고자 한다.
몇 달 전 글래소의 회사 전화번호에 전화를 걸었다면 이 회사의 보이스메일에서 아시안 액센트를 흉내 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들었을 것이다. 이는 인종차별적이다. 글래소는 이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많은 아시안 아메리칸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았다.
한 회사가 이렇게 인종차별적인 고정관념으로 희화화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미국 역사에서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여기서 놀라운 것은 이같은 아시안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희화화하는 것이 부정적인 논란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글래소가 생각했다는 점이다. 아니면 그들이 그런 생각을 했었을지도 모르겠다.
필자를 포함한 많은 아시안 아메리칸들이 글래소에 항의편지를 써서 이처럼 어리석은 잘못된 고정관념에 대한 불쾌감을 전달했다. 이 문제가 불거지자 글래소는 부정적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음성메일을 삭제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글래소의 이 인종차별적인 음성 메시지에 대해 글을 쓴 한 유명 블로거가 로렌이라는 이름의 한 ‘소비자’로부터 자신은 글래소의 메시지가 인종차별적이라고 생각지 않으며 자신은 비타민 워터를 좋아한다는 답글을 받았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 블로거가 이 답글을 보낸 여성의 인터넷 주소를 추적해보니 이 자칭 ‘소비자’는 놀랍게도 글래소 관계자였다.
최근 NBA 플레이오프 경기 중계를 보던 중에 비타민 워터 광고가 나오는 것을 보았다. 이 광고에는 NFL 선수인 브라이언 얼락커와 프로야구 선수인 데이빗 오티스가 두 명의 왜소한 중국인 선수들과 배드민턴을 치는 장면이 나왔다. 이 광고의 배경에는 모두 중국인들도 이뤄진 관객들이 아시안 스포츠 행사들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풍선막대를 흔들면서 응원하는 모습이 나왔다. 그 다음 장면에는 왜소한 중국 배드민턴 선수 중 한 명이 백인인 브라이언 얼락커가 셔틀콕을 세게 내리치려 하자 무서워 움츠리는 장면이 나왔다. 이 광고는 도미니카 출신인 데이빗 오티스가 친 셔틀콕이 날아가 중국인 선수의 무릎 사이에 ‘유머스럽게’ 박히는 장면으로 끝났다.
물론 시청자들은 처음에는 이 광고를 재미있어 하겠지만, 아시안에 대한 글래소의 과거 전력을 상기시켜볼 때 필자는 왜 비타민 워터가 하필 ‘우람한’ 백인과 도미니카 출신 수퍼스타와 대비시켜 아시안이 왜소하다는 고정관념을 강조하는 광고를 내보낼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인들의 정치적 파워는 미미하지만 경제적 파워를 사용할 수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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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g.lee@consciouslawyers.com
이종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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