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공대 총기 참사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되면서 충격과 혼란이 위로와 평안을 찾는 분위기로 가라앉고 있는 가운데 필라에서 희생자 33명에 대한 추모 음악회가 열렸다. 또 명문 브린 모어 대학의 한 여대생이 시작한 희생자 장학기금 모금 T 셔츠 팔기 캠페인이 펜 주 내 33개 대학으로 확산되는 등 잔잔한 감동이 이어지고 있다.
남부 뉴저지에 있는 체리 힐 제일 교회(고한승 목사)는 지난 13일 본당(1995 E. Marton Pike(Rt. 70) Cherry Hill)에서 버지니아 공대 희생자 33명을 위한 추모 음악회를 개최했다. 미국인 10여명 등 80여명이 참석한 이날 음악회에서는 촛불 33개가 켜진 가운데 희생자 32명과 범인 조승희 군의 영혼을 위한 기도와 울부짖음이 있었다. 참석자들은 “비극적인 사건으로 숨져간 33명의 생명이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게 해 달라”면서 죽음의 그림자 뿐만 아니라 영생으 빛을 알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고한승 목사는 “우리 부모들은 자녀를 위해 미국에 왔다고 하면서 자녀들이 미국 주류 사회에서 겪는 갈등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부모들이 원하는 한국 식 문화를 강요해 자녀들이 언제나 피해자가 됐다”면서 “부모들은 외로운 자녀들의 갈등을 외면하지 말고, 그들이 분노를 종교 안에서 용서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체리 힐 제일 교회는 이날 헌금 1,000달러와 추모 음악회 비디오테이프 등을 희생자 학부모 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필라 교외 델라웨어 카운티에 있는 브린 모어 칼리지 2학년 사라 카사위나(19. 회교도 학생 협회 회장)양은 지난 4월 총기 사건이 발생한 직후 버지니아 공대 연대 프로젝트(V Tech Solidarity Project)라는 위원회를 구성해 펜 주 내 139개 대학 학생 단체에 희생자 부모 돕기 기금 모금 운동을 벌이자고 제안했다.
카사위나 양은 셔츠 뒷면에 이에 호응한 33개 대학의 로고를 ‘United’라는 이름 아래 새겨 넣고, 앞면에 펜 주 모양과 버지니아 공대 상징인 오렌지 리본을 집어넣은 티셔츠를 3,000매 주문해 한 개에 10달러 씩 팔고 있다. 특히 미디아 시에 있는 셔츠 공장인 Poz 회사에서 모금 운동을 지지한다는 의미에서 디자인 인쇄비는 받지 않고 셔츠 한 장에 3달러 씩 제공했다. 이 같은 내용이 인터넷 등을 통해 알려지자 브린 모어 학교 식당 직원 근무복으로 채택했으며, 캘리포니아 펜 대학에서는 방학으로 집에 돌아간 학생들에게 무료 배달을 자원했다.
요르단 출신인 사라 카사위나 양은 기금을 희생자 부모들에게 보낼 예정이었으나 버지니아 공대에서 희생자 1인 당 10만 달러의 장학금을 마련한다는 소식을 듣고 모금 목표 액수를 희생 학생 1인 당 1만 달러로 정했다. 이를 위해 5만3,000장의 셔츠를 판매해 32만 달러를 모을 계획이다.
<홍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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