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나달의 클레이코트 81연승 가도에 제동을 건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로저 페더러.
나달 클레이 독주에 제동 건 페더러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에 청신호
다음 주에 시작되는 세계 테니스 시즌 2번째 그랜드슬램대회 프렌치오픈이 갑자기 훨씬 흥미롭게 됐다. 슬럼프 기미를 보여 온 ‘테니스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지난 20일 벌어진 함부르크 매스터스 결승에서 라파엘 나달(스페인)의 클레이코트 81연승 행진에 급제동을 거는‘이변’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사실 세계랭킹 1위인 페더러가 이긴 것을 ‘이변’이라고 표현하긴 이상하다. 하지만 클레이코트에서 ‘클레이코트의 제왕’ 나달을 꺾었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아무리 승자가 페더러라고 해도 ‘이변’이다. 특히 최근 페더러가 심각한 슬럼프 기미를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이 경기 전까지만해도 이번 프렌치오픈 남자단식은 나달이 우승을 예약해 놓은 것처럼 보였다. 그랜드슬램대회 가운데 유일하게 클레이코트에서 펼쳐지는 프렌치오픈은 ‘황제’ 페더러가 아직도 정상에 오르지 못한 유일한 메이저 봉우리. 페더러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대업을 이루려면 반드시 올라야 할 마지막 고지지만 지난 2년이상 클레이코트에서 가히 천하무적의 81연승 가도를 질주해 온 나달이 가로막고 있는 한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 나달은 페더러를 상대로 통산전적에서 7승3패로 앞서고 있었을 뿐 아니라 클레이코트에선 5전 전승으로 승률 100%를 기록하고 있었던 것.
하지만 이번 ‘이변’으로 다음주에 시작되는 프렌치오픈의 승패는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아무리 나달이라도 자기의 안방인 클레이코트에서 2, 3세트를 2-6, 0-6으로 내준 심리적 충격은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부진이 이어지자 오랫동안 함께 한 개인코치와도 결별하며 절치부심한 페더러 역시 이번 승리로 심리적인 큰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과연 부활한 ‘황제’가 기세를 몰아 프렌치오픈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대업을 완성하는 마지막 획을 그을 것인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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