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방면의 일에 능통한 사람’을 팔방미인이라고 부른다. 또한 ‘아무 일에나 조금씩 손대는 사람’이라는 뜻도 있어서 팔방미인은 전문성이 없는 사람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우물을 파려면 한 우물을 파라고 말하기도 하는가 보다. 그것은 꾸준히 한 우물을 파는 사람이 좋은 결과를 얻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한 우물이 아니라 여러 우물을 한꺼번에 파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요즈음 각 대학에서는 복수전공을 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리고 어느 전공이 더 신경을 쓰고 공을 들인 것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모두 우수하다. 이러한 결과는 어려서부터 여러 가지의 학습과 예능, 그 밖의 기량을 한꺼번에 닦으면서 훈련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는 아이들이 학급에서의 성적만 좋아서는 유명대학에 입학하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그것은 대학에서 학교성적 이외의 여러 가지를 요구하고 있기도 하고, 그 이유는 대학에서 신입생을 선발하는 기준이 장래에 사회를 이끌어 갈 지도자를 염두에 두고 학생을 뽑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생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그 선발의 기준도 점점 높아진다. 그러한 기량은 하루 아침에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려서부터 갈고 닦아야만 발휘되는 학습이기도 하다. 이 시대는 한 가지만 잘해서는 다른 사람의 능력을 능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의 조기교육은 더욱 일찍이 시작되고 그러기 위해서는 온 가족이 일치단결하여야만 무엇인가 그 결과를 볼 수 있게도 된다. 그리고 그것은 국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세계를 향하여 나아가는 하나의 풍조가 되고 있다.
세상은 점점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냥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니라 실력이 있는 팔방미인을 요구하는 시대인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지동설을 증명하였다가 그 당시에는 최고교육의 기관이기도 하였던 교회로부터 박해를 받았던 갈릴레이의 시대가 아니다. 지동설 뿐만이 아니라 여러 방면의 학문에 대하여 이제는 어린아이들도 알고있는 상식이 이 세상에 가득차고 넘친다. 그래서 그럴 것이다. 몇 가지 재주를 전문가 뺨치게 한꺼번에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흔히 본다. 악기를 연주하면서 마치 음악을 전공한 사람처럼 다루는 보통 사람들, 평교인이면서도 신학자처럼 성경을 잘 알고 있는 사람, 운동을 하되 선수 부럽지 않게 잘하는 사람, 책을 많이 읽어 박식한 사람, 또 실제로 여러 가지의 학위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이제야말로 한 우물을 파는 장인정신의 시대는 지나가고 있는 것일까. 유식한 여러 사람들이 모든 학문과 예술과 과학과 체육의 세계에서 서로 복합적이고 합리적으로 협력하고 어울리면서 우리는 더욱 충만한 삶을 누리고 있다. 이제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즉각적으로, 시각적으로 여러 사람들이 함께 그 소식을 공유하고 즐긴다. 인터넷이 이러한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어떠한 방향으로 우리의 정신을 집중해야 하는 것일까. 한 우물을 팔 것인가? 팔방미인의 계열에 들어갈 것인가?
컴퓨터를 들여다 본다. 그것은 이제 팔방미인이 되는 것을 도와줄 요술의 화면처럼도 보인다. 거기에 저장된 많은 지식들이 누구인가 열어서 읽어줄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전문가와 겨룰 수 있는 진짜 팔방미인을 바라보는 일은 국어사전에도 써 있듯이 ‘어느 모로 보나 정말로 아름다운 미인’을 보는 것과도 같으며 ‘누구에게나 두루 곱게 보이는 방법으로 처세하는 사람’을 팔방미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제라도 우리 모두 팔방미인이 되도록 노력을 한 번 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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