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 장훈의 고장서 ‘거사’… 선배보다 73경기 단축 한국인 최소경기 기록
마침내 재일동포의 우상 장훈(67)을 넘어섰다. 기념비적인 장소는 장훈의 ‘혼(魂)’이 담겨 있는 히로시마였다.
요미우리 이승엽(31)은 1일 히로시마 시민구장에서 벌어진 히로시마 도요카프와의 방문 3차전에서 1루수겸 6번 타자로 출전, 1-0으로 앞선 2회 무사 1루 첫 타석에서 히로시마 왼손 선발 아오키 다카히로의 초구를 두들겨 일본프로야구 데뷔 3년3개월만에 통산 100홈런을 달성했다.
요미우리 이승엽이 1일 히로시마 시민구장에서 열린 히로시마전에서 2회 투런홈런을 치며 일본 진출 후 통산 100홈런을 기록한 뒤 힘차게 베이스를 돌고 있다. 상단 작은 사진은 히로시마 시민구장 전광판의 축하 메시지. 히로시마(일본)=연합뉴스
이승엽은 시즌 15호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을 올리며 3루타 빠진 사이클링히트로 대기록을 자축했다. 3안타 이상의 맹타는 지난 6월9일 라쿠텐전 이후 처음이자 시즌 5번째.
홈런으로 기세를 올린 이승엽은 4번 아베의 2타점짜리 적시타로 7-6으로 승부를 뒤집은 9회초 5번 니오카에 이어 들어선 5번째 타석에서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요미우리는 9-6의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두며 2위 주니치와의 승차를 5경기로 벌렸고, 이승엽의 타율은 2할5푼1리에서 2할5푼7리(284타수 73안타)로 올랐다.
이승엽의 홈런은 장훈이 보유하고 있는 역대 한국인 일본프로야구 최소경기 100홈런을 뛰어넘는 신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통산 432경기 만에 100홈런을 친 이승엽은 500홈런(504개)-3,000안타(3,085안타)에 빛나는 장훈의 100홈런(505경기) 달성 기록을 73경기나 단축시켰다.
히로시마에서 태어나 나니와상고를 졸업한 뒤 프로에 뛰어든 장훈은 역대 최다인 3,085안타를 때리는 등 오 사다하루(소프트뱅크 감독) 나가시마 시게오(요미우리 종신 명예감독)와 함께 일본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야구전설’로 추앙받고 있는 강타자 출신이다.
장훈과 백인천(전 롯데감독ㆍ209개)에 이어 한국인 세번째로 100홈런을 달성한 이승엽은 이날 홈런으로 한국프로야구 삼성시절의 324개를 포함해 총 424홈런을 기록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현역 외국인 타자로는 8번째 100홈런. 또 역대 요미우리 타자로는 오 사다하루(563경기), 나가시마 시게오(504경기), 마쓰이 히데키(468경기ㆍ현 뉴욕 양키스) 보다 훨씬 빠른 페이스이고, 용병을 포함하면 워렌 크로마티(356경기), 잭 하월(405경기)에 이어 팀내 세 번째의 ‘초고속 100호’다.
이승엽은 삼성 유니폼을 입었던 지난 2003년 오 사다하루의 아시아 최고기록(55개)을 넘는 56발을 쏘아올렸지만 지난 2004년 데뷔한 일본프로야구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지바 롯데에 입단한 이승엽은 2004년 4월4일 다이에 호크스(현 소프트뱅크)전에서 일본 무대 1호 홈런을 신고했으나 현지 적응에 실패하며 14개로 첫 해를 마감했다.
일본 진출 2년째였던 2005년 하루 1,000번의 스윙과 삭발 투혼으로 심기일전한 이승엽은 당시 바비 밸런타인 감독의 ‘플래툰시스템’ 으로 출전이 들쭉날쭉한 상황에서도 30개의 홈런을 날리며 일본 무대 성공 가능성을 예감했다.
지난해 요미우리로 옮기자마자 4번 타자 자리를 꿰찬 이승엽은 개막전부터 홈런쇼를 벌이며 89경기 만에 30홈런에 도달하는 등 41홈런으로 센트럴리그 홈런 2위에 올라 일본프로야구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이승엽은 지난해 8월1일 한신전에서 이가와(현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한ㆍ일 통산 400홈런과 401호 홈런을 잇따라 터뜨렸다. 만 30세 이전에 400홈런을 친 인물은 오 사다하루,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에 이어 이승엽이 세계 3번째였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