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벌어도 씀씀이가 헤프면 돈은 모이지 않는 법. 연봉 10만달러를 벌어도 적자에 허덕이는 인생이 적지 않다. 30대 맞벌이 스티브 니콜 브라운 부부가 그런 케이스. 텍사스주 프로베이션 오피서로 일하는 이 부부는 연간 8만달러를 벌지만 자동차 페이먼트도 제대로 못 내고 있다. 크레딧 카드란 카드는 전부 맥시멈으로 차 있다. 월급 체크 나오면 전부 빠져 나가고 간신히 연명해 간다. 만약 한달 수입이 끊기면 그대로 길거리로 나서야 하는 ‘페이첵 투 페이첵’ 인생인 셈이다. “이런 소득이라면 저축하나 없이 겨우 생존을 유지하는 선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었지만 바로 우리가 그런 케이스에 해당될 줄은 몰랐다”고.
많이 버는 만큼 씀씀이 헤퍼 가계부 적자 많아
10만달러 소득자중 18%가 한달 벌어 한달 살아
라이프스타일 유지비·높은 주택비용·학비가 주원인
천식을 앓고 있는 4세 아들 의료비와 대학 다닐 때 생긴 학자금 융자가 이 부부를 빚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은 원흉이었지만 절제를 모르는 씀씀이 탓도 컸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이 부부는 현재 재정 카운슬러의 도움을 받아 2008년까지 각종 부채에서 해방되는 플랜을 수행중이다. 오락이나 유흥성 지출은 완전히 배제됐음은 물론이다.
중상위 고소득자 중에서도 페이첵 투 페이첵으로 근근이 연명해가는 미국인들이 많다. 커리어빌더조사에 의하면 10만달러 이상 고소득자 5명중 한명이 항상 페이첵 투 페이첵 신세를 면치 못한다. 월 1,000달러 이상 저축한다는 경우가 18%였고, 저축을 250달러 아래로 한다는 경우가 30%였다.
디스카버 파이낸셜 서비스의 조사에서도 재정난으로 고통 받는 중상위 고소득자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10만달러 연봉자의 18%가 현재 소득이 없어지면 지금과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한달 정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중 12%는 매달 수입에서 부채를 갚고 나면 남는 돈이 없다고 답했다.
이들 고소득 직장인들은 재정난 때문에 스트레스 관련 질병을 앓고 있는 경우도 많았는데 직무 능력과 생산성에도 차질을 빚어 경력 향상의 기회도 날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많이 벌어도 적자에 허덕이는 이들의 문제는 무엇일까. 함부로 과하게 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신들도 잘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들이 적지 않다.
▶고 주택비 - 집값이 크게 올라 모기지 지출액이 크게 늘었다. 2004년에서 05년 사이 중간 소득은 1.1% 오른 4만6,326달러이나 주택 가격은 훨씬 더 올랐다. 이로 인해 주택비용이 소득의 30%를 넘는 가정이 이 기간중 230만가구나 더 늘어났다. 2005년 현재 주택비 비중이 과한 이런 가정은 총372만가구에 이른다.
또 변동 모기지 이자가 올라 주택관련 비용이 크게 늘어난 가정이 많다.
▶학자금- 빌려서라도 교육에는 투자한다. 학비는 지칠 줄 모르고 급등하고 있는데 4년제 공립대학 학비는 5년 전 보다 35%가 올랐다. 올해 등록금이 평균 5,837달러로 올랐고 기숙사 식비 포함하면 주립대 평균1만2,796달러, 사립대 평균은 2만2,218달러다.
▶늘어나는 빚- 현재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과지출은 계속 된다. 그간 써온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외식, 오락, 의류비 등으로 더 많이 나간다. 빚을 얻어 생활하니 빚이 더 는다. 과한 지출이 병이다. 변호사나 의사중에 빚에 허덕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처분 소득이 늘어날수록 빚은 더 많아지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탈출 작전- 빚의 굴레에서 벗어날 방법은 있다. 오클라호마주의 간호사인 토냐 탤리(38)는 부부 소득 연간 13만5,000달러를 벌었었다. 결혼 10년만에 이혼하게 됐을 때 남은 것이라곤 집과 자동차, 아이 셋 그리고 크레딧 카드 빚 1만8,000달러였는데 이혼 후 생활이 어려워 한때는 크레딧카드를 이용해 생활비를 쓰기도 했다. 카드 빚에 전전긍긍하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채무변제 계획을 짰고 이를 악물고 이행했다. 길을 몰라서 빚에 허덕이는 것이 아니다. 갚아야 한다. 참으로 고통스러웠지만 그는 크레딧카드 빚에서 완전 해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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