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월 한국인 무비자 시대 본격 개막을 앞두고 할 일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은 하와이 한인사회가 요즈음 팔리 공관의 이상기류로 가벼운 몸살을 앓고 있다.
로컬사회와 한인사회, 한국 정부를 이어주는 정무담당 부총영사가 부임 5개월도 안되어 다시 짐을 꾸려 23일 본국으로 귀임한다.
지난 20여년 주호놀룰루 총영사관의 인사를 지켜 본 기자의 기억으로 이번 인사는 올해 13기 하와이 민주 평통인선과 낙하산 평통회장 임명에 버금가는 하와이 한인사회 초유의 사태다. 이같은 초유의 공관내 인사를 두고 좁은 하와이 한인사회에서는 또 ‘설’이 무성하다.
정작 공관 관계자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카더라 통신’은 더욱 더 난무한다.
여러 가지 정황을 종합해 볼 때 이번 부총영사의 전격 귀임은 13기 민주평통 인선에서부터 기인하고 있고 이런 추측은 지난달 31일 제13기 민주평통 상견례 모임에서 확인되었다.
임기말년의 ‘지는해 한인회장’을 배제한 평통인선 과정에서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한인사회 불협화음은 정작 인선작업에도 참여하지 못한 전직 한인회장이 평통회장에 임명되며 절정에 이르더니 결국에는 부임 5개월도 안된 부총영사가 모든 불협화음의 총대를 메고 물러나는 것으로 마무리 되는 모양새이다. 속내야 어찌되었건 공관내 인사에 대해 동네신문 기자가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다.
다만 팔리 공관의 이상기류가 앞으로 해야할 일이 많은 한인사회에 자칫 ‘분열’이란 부정적인 기류형성의 불씨를 제공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한 가정이 화목하려면 부부가 뜻이 맞아야 하고 잘나가는 조직을 이끌기 위해서는 유능한 리더와 그에 못지 않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지닌 부하직원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독불장군’ 없다고 제 아무리 유능한 인물이라도 자신의 주변 환경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독주해 나갈때는 언제나 불협화음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부임 공관장이나 대외업무 담당 영사가 임기동안 얼마나 짧은 시간내에 동포사회와 로컬사회를 제대로 파악하고 눈높이를 맞추는가에 따라 한인사회 역량은 배가되고 동포사회 역시 그를 기억한다.
1993년 부임해 하와이 한인이민 90주년을 성공적으로 치루며 이민 100주년 성공개최를 위한 동포사회 준비작업의 밑그림을 함께 그려 준 양세훈 전 총영사를 비롯해 이민 100주년기념사업 초읽기 준비작업 당시 본국 소환에 준하는 부하직원의 허물을 감싸는 끈끈한 의리와 로컬사회를 향한 이민100주년기념사업 개최 홍보에 앞장섰던 성정경 전총영사. 그 뒤를 이어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동포사회를 위한 그림자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오갑렬 전부총영사는 아직까지 한인사회는 물론 로컬사회에서도 그 이름이 거명된다.
아울러 성공적인 이민100주년 행사를 치룬 커뮤니티의 역량을 모아 일찌감치 하와이에서 한국인 무비자 시대 개막 준비 발동을 걸고 떠난 최흥식 전총영사와 이같은 총영사의 뜻을 십분이해하고 그 역량을 배가시킨 이진걸 전대한항공 호놀룰루지점장도 동포사회는 잊지않고 있다.
이제 8월말이면 팔리공관은 총영사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영사들이 부임 6개월도 안되는 신참영사들로 물갈이 된다. 전임 총영사가 무비자 시대 개막 발동을 걸어주고 떠났다면 임기 말년에 접어드는 현 공관장이 하와이 동포사회에 건네주고 갈 선물 보따리는 무엇일까...
또한 신임 공관원들의 동포사회와의 눈높이 조율은 얼마나 순발력 있고 정확하게 이루어질 것인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