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모목사(새누리신학연구소장)
예수의 호칭이 많으나 대표적인 이름은 ‘갈릴리의 예수’다. 그가 성장하고 공생애를 시작한 곳이 갈릴리요 그 생의 대부분은 이곳 갈릴리에서 활동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갈릴리의 예수’나 ‘예수는 갈릴리에서’ 혹은 부활 후에까지 제자들에게 ‘갈릴리에서 만나자’던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화육하여 인간으로 세상에 와 가장 가난하고 어둠과 그늘진 죽음의 땅을 헤매며 저들을 위로하고 살리려던 ‘예수’의 중심사상이나 의도를 곡해하게 된다.
최초의 복음서인 마가에 의하면 갈릴리는 예루살렘과는 적대관계를 가지며 두 지역은 늘 긴장관계에 있었다. 마태도 마가의 갈릴리-예루살렘의 긴장을 그대로 전승하되, 예수가 갈릴리로 와서 활동하던 사실을, 이사야서를 인용하면서 그의 메시아적 의미를 부각한다. 예수가 요한이 잡
혔다는 말을 듣고 갈릴리로 가서, 스블론과 납달리 지방 호숫가에 있는 가버나움으로 가서 산 것은 구약 이사야에 예언된 말씀이 이루어진 것이라 했다. “요르단 강 건너편, 이방인의 갈릴리/ 어둠 속에 앉은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 죽음의 그늘진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빛이 비치리
라”(공동, 마 4:12-16).
예수가 갈릴리로 가 살며 활동한 것은 “어둠 속에 앉은 백성”과 “죽음과 그늘진 땅에 사는 사람들”을 해방하고 구원하여 빛 속에 살게 하려는 것이었다. 이런 시각에서 이사야 원문을 읽을 때 참으로 놀랍다.
“어둠 속을 헤매는 백성이 큰 빛을 볼 것입니다. 당신에게서 주시는 무한한 기쁨, 넘치는 즐거움이 곡식을 거둘 때의 즐거움 같고 그들이 당신 앞에서 즐거워 할 것입니다. 당신께서는 그들이 짊어진 멍에와 어깨에 맨 장대를 부러뜨리시고 혹사하는 자는 채찍으로 꺽으실 것입니다.
마구 짓밟던 군화, 피투성이 된 군복은 불에 타 사라질 것입니다. 우리를 위하여 태어난 한 아기, 우리에게 주시는 아드님, 그 어깨에는 주권이 메어지겠고 그 이름은 탁월한 경륜가, 용사이신 하나님, 영원한 아버지, 평화의 왕이라 불릴 것입니다(사 9:1-6).”
마태는 예수가 갈릴리로 가 살며 활동한 것은 폭정으로 고난 받고 신음하는 백성들을 해방시키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예수를 군화에 짓밟히고 피투성이가 된 민중을 해방하는 메시아로 본 것이다. 그는 예수가 예루살렘을 입성할 때 사람들이 “이 사람은 갈릴리 나사렛에서 온 예언자 예수”(마 21:11)라는 말을 서슴치 않았다. 요한은 예수의 첫 번째 기적인 물로 술이 되게 한 것도 갈릴리 가나에서였고(요2) 왕의 신하의 아들이 병들어 죽게 된 것을 예수의 역사로 살게 된 것도 갈릴리 가버나움에서 되어진 사건임을 상기한다. 이 일로 왕의 신하와 온 집안이 다 예수를 믿었다고 요한은 전한다(요4:46-53).
오늘 세계 도처에서 테러와 전쟁, 강대국의 횡포와 폭행, 굶주림과 아사, 자연이변과 온난화, 민족과 종족의 증오와 살육, 심지어 종교 간의 그 어떤 선교나 미명으로도 덮을 수 없는 대립 등 전대미문의 쓰리고 아픈 현실이 있다. 종교의 궁극적인 목적이 결국 박애 자비의 인류애와 세계평화라면, 오늘 누리의 모든 종교는 물론 범세계적인 고등종교와 교세를 자랑하는 교회는 달라져야 한다. 신·구교를 막론하고 오늘의 이 비참한 죽이는 문명 속에서 그 최대의 관심과 결행은 구·신약성서의 중심인 ‘갈릴리 예수’의 근본정신으로 돌아가고 실행해야 한다. 중동의 팔레스타인, 아프간, 이락에서의 전쟁과 테러, 강대국의 폭거와 종족간의 살육, 아프리카나 다른 대륙에서의 기근 질병 종족증오와 살해를 종식케 하고 구원하려는 노력만이 ‘예수의 갈릴리’ 정신의 구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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