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에 은은한 향기 다양한 음악 틀어줘
‘느낌의 추억’마케팅 기억했다 또 찾게해 앨러지 방지도 각별
다음에 호텔에 들어가게 되면 눈을 감고, 귀를 활짝 열고, 공기를 들이마셔 볼 일이다. 어쩌면 손가락으로 물을 튕겨볼 수 있는 분수가 있을지도 모르고 맛 볼 수 있는 음식이 준비돼 있을지도 모른다.
호텔 디자인의 최신 추세가 바로 손님의 오감 전체를 자극해서 감각으로 묵게 하는 것이다. 호텔 로비에 퍼지는 은은한 향기부터 하루 종일 시간대에 따라 바뀌는 음악을 트는 일의 목표는 손님에게 시각적 자극만이 아니라 냄새 맡고 듣고 느끼면서 기억에 남는 체험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장차 호텔의 브랜드는 로고나 광고가 아니라 자기가 그 곳에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될 것”이라고 ‘브랜드 센스’라는 책을 쓴 마틴 린드스트롬은 말한다.
<뉴욕 맨해턴의 ‘옴니 버크셔’ 호텔 식당 내 과일들.>
초컬릿 향을 피워 캔디를 사도록 유도하는 등 맨 처음 음악과 향기로 소비자들의 행태에 영향을 미치려 한 것은 소매상들이지만 이제 접객업소들이 잘 선택된 음악들과 향기로 쾌적한 호텔 체험 창출뿐만 아니라 CD나 고객들이 가지고 가는 향기 나는 샴푸들을 통해 긍정적인 추억까지 심으려 나섰다. 집에서 그 샴푸를 쓰거나 보면 여행중 가졌던 느낌들을 되살리게 된다는 것이다.
몇몇 호텔들은 자기들만의 독특한 향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웨스틴 호텔 앤드 리조츠’는 화이트 티 향을 가지고 소매제품 라인까지 내놓았다. ‘옴니 호텔’은 로비를 레몬그래스와 녹차 향으로 채우고 있고 뉴욕의 ‘로열튼’등 부틱 호텔들을 갖고 있는 ‘모건스 호텔 그룹’도 독특한 향을 쓰고 있다.
이러한 향들은 냉방이나 난방 시스템을 통해 전달되기도 하지만 다수의 호텔이 ‘센테어’ 같은 회사가 제공하는 토스터 크기의 장치를 사용하고 있다. 맞춤 향기름이 들어 있는 카트리지 위로 바람을 불어주는 장치인데 대부분의 호텔들은 냄새가 너무 강하게 나지 않도록 조심한다.
“아주 은근해야지 손님들이 들어와서 ‘아, 레몬그래스와 녹차 냄새 정말 좋군요’라고 말할 정도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저 로비에서 좋은 냄새가 난다거나 신선하다고 느끼면 되죠” ‘옴니’호텔 대변인 캐린 부디의 말이다.
호텔들은 혹시 앨러지 반응을 일으킬지 모르는 향기는 피하느라 애쓴다. ‘웨스틴 호텔’이 꽃이나 감귤류의 향을 멀리한 것도 같은 이유. 또 향은 객실이 아니라 공공장소에서만 사용하지만 ‘옴니’는 로비 이외의 곳에서도 감각 브랜딩을 시행한다. 손님들에게 나눠 줄 신문에 블루베리 냄새가 나는 스티커를 붙이고 일부 호텔에는 객실 안에도 유칼립터스 배스 솔트 같은 향기제품을 비치했다.
다른 많은 호텔들과 마찬가지로 ‘옴니’도 공공 지역에서 트는 음악에 많은 신경을 써 호텔마다, 또 하루의 시간대마다 알맞은 연주 목록을 개발해 냈다. 중요한 업무 때문에 온 출장객들이 아침에 방에서 나와 일하러 나갈 때는 신나게 해줄 필요가 있어 아침 시간대에는 클래식이나 재즈는 피한다. 대신 밤에는 좀 더 부드럽고 느린, 더 감상적인 것을 튼다.
고객들의 사운드트랙 개발을 돕는 회사 ‘프리스크립티브 뮤직’의 앨런 클레빈스 사장은 호텔들은 어디서나 흔히 들을 수 있는 스무드 재즈만 피하면 손님들이 뭔지 알아내지 못하는 노래를 틀어도 다른 호텔들과 차별화가 된다고 말한다. 뭔가 다른 기분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가수가 누구인지, 밴드가 누구인지 모르는 채 ‘저 CD는 어디 가면 살 수 있나요?’라는 질문이 나오게 해야 된다는 것이다.
사실 호텔 음악들은 CD로 사거나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매리옷’이 ‘리바이브 스파 컬렉션’을 shopmarriott.com에서 판매하고 있고 ‘웨스틴’의 다양한 음악들은 westinmusic.com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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