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The Natural’의 주인공
LA타임스 논평 눈길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인공으로 나온 야구영화 ‘더 내추럴’(The Natural)이 메이저리그 약물파동의 예고편이었다?”
1984년에 나온 영화를 2007년의 눈으로 보면 메이저리그 약물파동이 보인다는 ‘논평’이 20일 LA 타임스 스포츠섹션 1면의 맨 꼭대기를 장식해 눈길을 끈다. 척 컬페퍼에 따르면 릭 엔킬(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현대판 로이 합스(영화 주인공)로 그 영화가 일찌감치 힌트를 줬다. 다만 그때는 알아채지 못했을 뿐이다.

그 내용은 대강 다음과 같다.
컨트롤을 잃어 메이저리그서 사라졌던 엔킬이 올해 홈런타자로 돌아오면서 ‘더 내추럴’이란 영화가 다시 화제다. 너무나도 비슷한 스토리라인으로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엔킬의 스토리는 지난 9월8일 뉴욕 데일리의 보도로 바람이 빠졌다. 엔킬은 플로리다 약국을 통해 스테로이드를 구입한 적이 있다고 뉴욕 데일리가 산통을 깼다.
그러고 보니 레드포트의 캐릭터였던 로이 합스도 약물을 사용한 것을 알겠다.
합스의 부친이 어린 아들과 한 대화가 떠오른다. 합스의 부친은 그때 어린 아들에게 “넌 타고난 재능이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 부족하다. 타고난 것만 믿으면 실패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풀어서 들어보라. 영화에서 “걸리지 않게” 말했을 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는 힌트를 준 것이다.
힌트는 그 후에도 수없이 많이 나온다. 우선 30세가 넘은 합스가 갑자기 나타나 메이저리그를 휘두른다. 약물이 없이 그런 일이 어떻게 생길 수 있나.
“스테로이드를 먹는다고 공을 더 잘 치게 되냐”며 반박하는 선수를 봤지만 합스는 그 영화에서 타구로 스테디엄의 나이트 라이트를 깰 정도의 괴력을 발휘한다.
펜 스테이트 대학의 찰스 예살리스 박사에 따르면 그런 것을 보고도 약물의 효과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IQ가 방 온도보다 낮다. 그런데도 그 영화에서는 사람들이 머리를 긁적긁적하며 합스가 어떻게 그런 괴력을 발휘하는 지 의아해 한다.
합스가 킴 베이싱어 캐릭터를 만난 뒤 슬럼프에 빠진 것은 약물 효과가 떨어진 사이클을 의미한다. 하지만 합스는 복부 출혈을 딛고 돌아와 클라이맥스 경기에서 홈런을 날린다.
병원에서 퇴원한 합스가 경기장에 나타나자 감독이 보고는 “숫업”(Suit up)이라고 말하는데, 자세히 들어보면 그 말이 “슛업”(Shoot up)이었는지도 모른다.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라는 말이 아니라 주사를 맞으라는 말이었다는 뜻.
무기력한 커미셔너가 합스의 방망이는 불법이란 판정을 내리지 않은 것도 장래를 예시한 것이다.
더 자세히 보면 글렌 클로스 캐릭터가 합스에 약물을 대준 사람이다. 그녀가 합스를 아파트로 초대해 “커피? 티?”하고 물어본 게 ‘코드’였다.
그 영화는 1930년대가 배경이며 합스는 16년 동안 사라졌다 나타난 사람이다. 그 16년 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절대 안 밝히는데 야살리스 박스에 따르면 합스가 갔다 온 곳은 베르린이 유력하다. 독일 선수들의 스테이로이드 스캔들이 실제로 1930년대에 터졌기 때문이다.
상상력을 좀 발휘했지만 합스와 엔킬의 관계에 대한 더 설득력 있는 주장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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