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벨뷰 일대 포함 킹 카운티서 매달 500여건 경매
급매해도 융자원금 못 갚는 ‘쇼트 세일’ 상황까지
손창묵 박사, “내후년에 나 주택시장 회복 전망”
벨뷰에 사는 한인 최모씨는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재작년 56만 달러에 산 4베드 주택이 모기지 연체로 경매처분 될 위기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시가 77만 달러인 최씨 주택의 고시가는 50만 달러. 그는 11월말로 예정된 법원의 경매로 집이 넘어가기 전 팔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위기 여파로 주택시장이 얼어붙어 벨뷰·메다이나·클라이드 힐·머서 아일랜드 등 시애틀주변의 부촌에서도 주택차압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킹 카운티 법원이 금년 하반기 들어 월 평균 500여 주택을 경매 처분하는 가운데 최근에 고시한 100여건에는 명문학군으로 꼽히는 벨뷰 등 이스트사이드지역 주택도 10여건 포함돼 있음이 확인됐다.
모기지를 수개월 미납해 집을 차압 당할 위기에 놓인 한인들 가운데에는 급매처분 한 집값에 자신의 돈을 더 보태야만 융자원금 상환이 가능한 소위 ‘쇼트 세일(short sale)’까지 종종 발생한다.
레이크 새마미시가 내려다 보이는 레드몬드의 멋진 주택을 지난 여름 75만 달러에 링스팅한 한 미국인은 집이 팔리지 않자 69만9,000달러로 가격을 다운, 결국 한인 부동산회사 에이전트가 64만 달러에 매매를 성사시켰다.
미국인 매도자는 다운페이 한 투자금을 날렸을 뿐만 아니라 일부는 자신의 돈으로 보충해서 모기지 원금을 상환했다. 급하게 집을 팔려는 사람은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물론, 시세보다 싸게 나온 주택은 요즘 상황에서도 복수오퍼가 들어오는 경우도 간간히 있다. 하지만 한인 매도자들은 여전히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집을 내놓고 팔리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힐릭스 부동산의 김수영 대표는 “주택거래가 사실상 실종된 상태로 바이어들은 집값이 더 내리길 기다리며 매수를 미루고 있다”고 말하고 “작년 대비 차압매물이 2배 이상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통상 매수세가 일시적으로 끊기는 11월 추수감사절을 전후해서 집값이 바닥을 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3월 이전 주택을 매입하면 좋은 조건에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많은 에이전트들은 내린 리스팅 가격에서 더 깎을 수 있는 요즘이 집사기에 절호의 기회라며 꽁꽁 얼어붙은 주택시장의 매기가 내후년 봄에나 완전히 풀릴 것으로 예상했다.
손창묵 주 수석경제고문은 모기지의 위험부담(risk premium)이 높기 때문에 투자가들이 손을 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워싱턴주 주택경기의 하락세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내년까지 한파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본 손 박사는 그러나, 워싱턴주는 고용시장 여건이 좋은 편이어서 집값이 급락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08년부터는 주택시장이 서서히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1만8,000여명에 달하는 킹 카운티 지역의 부동산 에이전트들이 이번 주택경기 침체를 계기로 7,000여명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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