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기홀, 객석수 보다 많은 초대권 발행 ‘옥의 티’
거장 정명훈씨가 지휘하는 서울 시립 교향악단의 뉴욕 순회 연주회는 23일 뉴욕 장로교회 3,000여명, 24일 유엔 초청 음악회 1,500 여명, 25일 카네기홀 2,800여명 등 7,200 여명이 관람하는, 그야말로 대성황을 이뤘다.
특히 동포대상 무료 음악회인 뉴욕장로교회 음악회와 카네기홀 음악회는 초대권을 선착순 배포한다는 본보 보도가 나간 후 한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며 카네기홀 음악회 경우 본보가 배포한 1,000석 초대권이 배포 하루 만에 동이 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지휘자인 정명훈씨와 한국인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소프라노 신영옥씨가 출연하는 콘서트를 유명 공연장인 카네기홀 아이작스턴 홀에서 무료 관람할 수 있기에 초대권을 구하지 못한 한인들의 전화가 연일 쇄도했다.클래식 보급 차원에서 기획돼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찾아가는 음악회’를 유엔 초청 음악회를 기회로 뉴욕에서 열기로 한 서울 시향의 의도는 좋았으나 객석보다 많은 초대권 발행으로 카네기홀 음악회 당일 공연 15분을 앞두고 입장권이 바닥나, 일부 관객들이 헛걸음치는 사태를 낳았다. 이들 중에는 몇 시간씩 차를 몰고 와, 들어가지도 못하고 입구에서 발길을 돌린 한인들도 있었다.
공연 직전 입장권으로 바꾸지 못한 한인들의 불만이 여기저기 터져 나오고 박스 오피스 앞 표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밀려들며 웅성거리자 카네기홀측은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아예 문을 닫아 입구를 막아 버리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가 이쯤 되자 서울시향측은 처음에는 “일부 한인들이 가져온 뉴욕 장로교회 초대권을 카네기홀측이 잘못 보고 입장권으로 바꿔줬다고 해명했으나 서울시향의 티켓 담당자의 확인 결과, 초대권 초과 발행이 원인이었던 것. 서울시향측이 초대권을 무분별하게 발행하는 한국 공연계의 관행에 젖어, 2,800석 보다 200석이 많은 3,000석의 초대권을 나눠준 바람에 이 같은 사태를 빚었다.
공연문화가 발달한 뉴욕에서 초대권을 입장권으로 바꾸지 못하는 상황을 누가 예상할 수 있었겠으며 무분별하게 초대권을 나눠주는 경우는 어디에도 없다. 서울시향의 한 관계자는 일이 터진 후 “한국에서는 객석이 빌 것을 우려해 좌석 입장권으로 교환하는 초대권을 객석수보다 많이 발행하는 것이 관례”라며 “카네기홀이라 그나마 적게 200석만 초과 발행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 올 지 몰랐다”고 해명.이팔성 서울시향 대표는 사태의 심각성에 “불미스런 사태에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며 “어떻게 든 적절한 사과 방법을 강구해보겠다”고 전해왔다.
한편 뉴욕을 방문한 서울시향의 연주는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비교해 손색이 없을 만큼 훌륭했고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번 초대권 사태는 서울시향이 2005년 재단법인으로 독립, 정명훈씨를 상임지휘자 및 음악감독으로 영입한 후 세계화를 지향하는 첫 해외나들이 공연이었기에 옥의 티로 큰 아쉬움을 남겼다. <김진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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