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거 별거 아니야
강현진/전 새크라멘토 한국학교장
사람이 사는 것을 유식하게 표현하면 인생이라고 하고 좀 무식하게 말하면 먹고 사는 것이다.
옛날에는 인생이란 위대하고 거창한 것이라고 믿고 잘만하면 살맛나는 인생을 만들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남보다 앞서려는 욕심 때문에 책을 읽어도 톨스토이의 부활이나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벌같은 명작만 읽었고 음악도 모차르트, 베토벤의 교향곡 또는 심포니 같은 명곡을 감상하며 남들 앞에서 우쭐대야 했고 학벌은 적어도 대학은 나와야하고 직업도 좋고 돈도 많아야 성공한 인생이 되는 줄로 알았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그렇게 거창하게 보았던 인생, 그것이 별거 아니구나 하는 생각으로 바꾸어졌는가 하면 옛날에는 수준이 낮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지금에는 더 유식해 보이고 이것이 정말 사람이 사는 맛이구나 하는 생각으로 바꾸어졌는가 하면, 그전 같았으면 천박스럽다고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3류 연애소설이나 별 볼거리도 없는 주간지 아니면 눈요기가 되는 근사한 잡지가 더 재미있고 노래도 명곡보다는 고복수, 김정구의 흘러간 노래나 태진아, 현철의 뽕짝이 더 신이 나고 영화도 불륜을 주제로한 남여의 짜릿한 애정행각이 더 흥미롭고 사는 것도 따분하고 골치 아픈 것보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편안하게 사는 것이 더 좋아진다.
나는 요즘 산다는 것이 별것도 아닌데 공연히 발버둥치며 죽을둥 살둥 미친 듯이 살았구나 하는 후회를 많이 한다.
사람이 살다보면 학벌, 권력, 재산, 지위같은 것이 필요하고 인생의 가치를 멋지게 꾸며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는 위치에 서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삶의 뒤안에서보면 그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주어진 것에 만족을 느끼며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지나친 욕심에 사로잡혀 내가 어디서 무엇을 찾는지 모르고 허둥대며 불안속에서 살고 있다. 그렇게 서두르다 보면 나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분간치 못하다 급기야는 빈 껍데기 속에 서있는 자신을 보고 후회하게 된다.
우리가 살며 찾는 로망, 그것이 크고 거창한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아주 작고 미약한 것인데 그것을 모르고 엉뚱한 욕심을 부리다보면 진짜 가질 것은 잊고 있어서는 안될 것만 잔뜩 가슴에 품고 살다 급기야는 주위를 원망하고 자신을 증오하며 살게 된다.
우리는 적은 로망은 쉽게 이루어질 수 있지만 커다란 욕심에는 커다란 실망이 온다는 것을 모르고 엉뚱한 희망을 찾아헤메는 것을 볼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누구든지 조그마한 로망 그리고 주어진 현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산다면 그는 정말 사는거 별거 아니야 하면서 즐겁게 살 수 있는 사람이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누가 나에게 말한다. 야! 엘도라도(Eldorado, 금광)가 저 높은 산에 있는 거 아니야 금광이 당신과 부인이 마주앉아 차를 마시는 뒷뜰 발 밑에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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