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기목사(제자교회)
동부지역은 가을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먼 곳까지 가지 않아도 아름다운 단풍을 통하여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에 살고 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때가 많다. 외적인 환경은 업그레이드 됐는데 내적인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는 계절이다.
우리는 지금 외모 지상주의시대에 살고 있다. 소위 ‘Lookism’, 즉 외모가 경쟁력인 시대인 것이다. 교회들도 한몫 거들고 있는 듯하다. 교회의 자랑이 건물과 좋은 프로그램이 거의 전부이다. 그러나 교회 안에는 신자들이 넘쳐난다고 자화자찬하는데 세상은 교회 밖에서 신자들을 찾아볼 수 없다고 아우성이다.
예수가 무엇이라 했는가? 예수께서 갈릴리 어부들을 부르셔서 제자로 삼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가 이제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사람을 낚는 법을 가르치시겠다고 하신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고 하신다. 존재의 변화이다. 기능적인 외적인 변화가 아니라 삶의 목적과 원칙을 바꾸시는 존재의 변화를 약속하신 것이다. 복음은 언제나 내적인 변화를 전제로 한다.
바울도 고린도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신자를 보배를 담고 있는 질그릇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 질그릇이 항상 깨어질 위험한 상황을 당하는 것이 신자의 삶이다. 그러나 사방에서 우겨 쌈을 당하여도,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핍박을 받아도, 버림을 당하여도, 망하지 않은 것은 질그릇 속에 보배가 있기 때문이다. 예수를 믿어도 상황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전히 고난이 있고, 핍박이 있고, 예전과 바뀐 것은 별반 없다. 질그릇은 여전히 질그릇인 것이다. 질그릇 표면에다 금칠을 해도, 다이아몬드를 박아도 여전히 질그릇이다. 중요한 것은 그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느냐는 것이다. 하나님은 진리를 통하여 질그릇을 황금그릇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속을 다른 것으로 채우시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다.
사람들이 나의 성품에 그리스도를 담기보다는 질그릇을 치장하기에만 바쁘다. 종교생활을 하기에 급급하지,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려는 것에는 관심이 적다. 성품에는 관심이 없고 성공에만 관심이 있다.
신앙이 좋다는 것은 무엇을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로 판가름할 것이 아니라 신앙이 얼마나 내 것이 되어 일상생활 속에 녹아있느냐로 결정되는 것이다. 겉으로 표현되지 않는 것은 실력이 아니다. 신앙의 실력은 내 삶 속에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 얼마나 표현되느냐로 결정된다. 신앙은 나를 바꾸어 가는 긴 여정이다. 진리 안에서 제2의 천성을 만들어가는 것이 신앙이다.오래 전에 들은 검은 풍선 이야기가 기억이 난다. 한 청년이 길거리에서 풍선을 팔고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한 소년이 매대에 달린 빨강, 노랑, 파랑 풍선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가 마침내 소년이 묻는다. “아저씨, 검은 색 풍선도 뜰 수 있나요?” 청년은 잠깐 생각한 후에 “물론, 검은 풍선도 뜰 수 있단다. 풍선을 뜨게 하는 것은 풍선의 색깔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기체이
기 때문이지”라고 대답한다. 짐작한대로 소년은 흑인이었다. 풍선을 뜨게 하는 것이 색깔이 아니라 속에 있는 기체인 것처럼, 인생의 참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겉모습과 조건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이다.
기독교는 큰일을 하는 종교가 아니라 사람을 바꾸어가는 종교다. 그리스도의 성품을 이식시켜서 사람을 변혁시키는 종교가 기독교이다. 질그릇을 금그릇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보배를 담아두는 질그릇으로 변화시키시는 것이다. 환경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나를 바꾸어 가는 것이 복음이다. 변화된 내가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때 세상은 변화될 것이다. 신앙은 끊임없는 복습이다. 진리의 복습을 통하여 내가 변화되어가는 싸움이 기독교라고 가르쳐야 한다. 단풍처럼 아름답게 복음으로 물들어가는 사람들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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