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은 1월9일 이전에
국가 비상사태 해제 시기는 미정
총선계획 환영 불구 비상사태 해제돼야 반응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은 11일 이슬라마바드에서 비상사태 선포 후 첫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1월 총선 계획과 현안들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지난 3일 선포한 비상사태 해제에 대한 언급은 피해 국제사회와 인권단체 등의 비난을 샀다.
무샤라프는 현 의회가 임기 연장 없이 예정대로 오는 15일(지방의회는 20일) 해산될 것이며 총선은 내년 1월9일 이전에 일괄적으로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현 의회 해산 시기를 감안하면 총선은 내년 1월9일 이전에 치러야 한다며 선거관리위원장에게 가능한 빨리 총선 일정을 잡을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무샤라프는 이어 민주적 절차 회복이 이번 비상사태 선포의 가장 우선적인 목적이라고 강조하고, 대법원이 자신의 후보자격에 대해 판결을 내림과 동시에 군복을 벗겠다는 약속도 재차 확인했다.
그는 국가비상사태는 법에 의한 지배를 개선하고 테러리즘에 좀 더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데 공헌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절대 헌법과 법률을 어기지 않았다면서 국가 비상사태 선포는 자신의 일생에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항변했다.
무샤라프는 이어 지난 3일 선포된 국가 비상사태가 언제 해제될 지를 질문받고 정확한 날짜를 특정할 수 없다며 비상사태가 해제돼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이는 총선 환경조성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비상사태 선포 하에서 총선을 치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무샤라프는 또 비상사태 선포 이후 반정부 시위를 벌이다 검거된 정치인들은 총선을 위해 풀어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다만 그는 선거와 민주주의라는 명목 하에 법과 명령을 어기는 사례를 허용치 않겠다며 문제를 일으킬 경우 재차 구금할 수 있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또 한 외신 여기자가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기자 3명의 강제 출국 원인이 무엇이었는 지를 집요하게 묻자 당신네 나라에서는 국가원수에게 그런 표현을 쓸 수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텔레그래프는 지난 9일자 사설에서 무샤라프에 대해 ‘Son of a bitch’라는 표현을 사용한 바 있다.
무샤라프는 극단주의자와 테러리스트의 준동에 대응한다는 취지로 지난 3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이후 대법관 전면교체, 변호사 항의 시위 무력진압, 언론탄압 등 강경 조치를 취하면서 국내외의 강력한 비난에 직면했었다.
무샤라프의 1월 총선실시 계획에 대한 국내외의 반응은 일단 환영일색이지만, 비상사태 해제 계획이 나오지 않은 데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이어졌다.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뒤 본격적인 반정부 투쟁에 나선 부토는 긍정적인 조치라고 평가하고 비상사태 조치도 해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미국과 영국도 환영과 함께 헌정 질서 회복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1월 총선 실시와 무샤라프 대통령의 육군 참모총장직 사퇴 약속은 (파키스탄 민주화를 위한) 긍정적인 요소들이었다고 평가하고,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국가비상사태를 해제할 것을 무샤라프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영국도 외무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내년 1월9일 이전에 총선을 치르기로 한 결정을 환영한다며 그러나 헌정 복귀를 위한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제 인권단체들은 비상사태 해제가 없는 총선 계획은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한 ‘임기응변’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미국 뉴욕 소재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파키스탄이 비상사태 하에 있는 한 제대로 된 총선은 불가능하다고 성토했다.
이 단체는 또 무샤라프의 오늘 발표는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을 잠재우고, 자신의 권력 연장 시도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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