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열린 제17차 이베로-아메리카 정상회담 폐막식에서 환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으로 부터 입닥쳐라는 폭언을 들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11일 국왕이여, 입을 닥치지 않겠다며 정면 반박했다.
(AP Photo/Cumbre Iberoamericana)
좌파 지도자들 끼리의 ‘인민의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산티아고에 잔류한 차베스 대통령은 카를로스 국왕이 일시적으로 권좌에서 쫓겨났던 지난 2002년 쿠데타 당시 카라카스 주재 스페인 대사의 행동을 종합적으로 추론해 보면 국왕이 사전에 쿠데타 음모를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쿠데타 당시 스페인 대사가 페드로 카르모나 임시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대통령궁에 모습을 보였다면서 이는 국왕의 허가 없이는 불가능한 만큼 카를로스 국왕은 그 당시 쿠데타에 얼마나 깊숙히 개입돼 있는 지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왕이여(Mr.King) 민주적이고 합법적으로 수립된 정부에 대한 쿠데타를 알고 있었느냐고 묻고 대사가 국왕의 허가를 받지 않고 쿠데타 세력을 지지하기 위해 대통령궁에 갔을 것으로 상상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스페인 유력일간지 엘 문도와의 회견에서 (스페인) 국민들이 국왕을 잘 통제해야 한다. 그는 매우 화가 나 마치 투우 같았다고 비유하고 그러나 나는 솜씨 있는 투우사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올레! 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설전이 언론에 의해 과장된 측면이 있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양국관계가 손상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그러나 국왕이 일국의 대통령에게 ‘입닥쳐’라는 고함을 지르는 것은 신중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한편 카를로스 국왕의 ‘입닥쳐’ 발언에 대해 스페인 언론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립을 표방하고 있는 ‘엘 문도’는 국왕이 전국민의 이름으로 차베스를 제자리에 갖다 놓았다고 평가하고 국왕의 이같은 일갈은 전례가 없는 행동이라고 지적한 뒤 국왕의 차베스 대통령에 대한 책망이 오래 전에 있었어야 했던 것이라고 보도했다.
좌파를 표방하고 있는 엘 파이스도 차베스 대통령의 언행과 행동은 양국 관계에 있어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카를로스 국왕을 거들었다.
그러나 차베스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이자 정치적 동지 관계인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공산당 청년당원 기관지 후벤투드 레벨데에 게재한 글에서 차베스의 유럽에 대한 비난이 대단했다면서 차베스 대통령을 적극 두둔했다.
rjk@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