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숙사모(낙원장로교회)
가을 숲의 단풍 길을 걸어갑니다.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은 누구나 시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가을 단풍은 이렇듯 황홀하고 아름답고 하늘은 맑고 드높기만 합니다. 해가 많이 짧아졌습니다. 아침저녁으로 기온차가 심한데 감기 조심하세요. 첫 추위에 떨면 겨울 내내 춥다고 하는데 모쪼록 따뜻하고 건강한 겨울 나시길 바랍니다.
추수감사절입니다. 명절이 오니 가족들의 정이 그리워집니다. 특별히 멀리 한국에 계시는 노부모님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아버지! 어머니! 언제 불러도 가슴 뭉클한 이름입니다. 부모님은 우리가 지치고 외로울 때 돌아갈 수 있는 따스한 품이셨고, 그 강인한 생명력으로 자녀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신 분이셨습니다. 가정에 어려움이 밀려 왔을 때도, 눈물을 훔치며, 끝까지 인내하고 좋은 날 보기를 꿈꾸며 자녀들을 신뢰하고 보듬어 주신 분이었습니다. 정성과 사랑을 다해 제가 돌보아야 할 부모님을 저의 무관심으로 밀어낸 적이 많았습니다. 감사와 사죄의 편지라도 써야겠습니다.
우리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사랑하고 때로 상처를 주고 때론 위로를 받으며 살아갑니다. 가정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다시 찾아야 하는 것들, 결코 놓쳐서는 안 될 것들이 있습니다. 믿음 소망 사랑 그리고 용서 위로 격려입니다. 용서한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마음으로 용서하지 않은 나 자신을 용서하기 힘들지 않습니까?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사실은 마음에 고인 애증 때문에 아프지는 않나요? 사랑하기 때문에 미워한다고 말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듣습니다.
이번 추수감사절엔 서로 배려하지 못해 다소 소원해진 부부들이 처음 사랑을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세대차이로 엇갈린 부모와 자식들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먹고 사는 문제로 잊혀졌던 형제, 욕심 때문에 가려졌던 소소한 행복들을 찾는 따뜻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부족한 것이 많았다면, 더욱 채워지고 사랑하지 못했다면, 더욱 사랑할 수 있게 하고, 멀어진 사람이 있다면, 다시 가까워지게 하고, 효도하지 못했다면, 효도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지고, 어딘가 아팠다면, 다시 건강해질 수 있는 추수감사절이 되기를 기도해 봅니다. 지난 월요일 28년 만에 관광버스를 타고 나이아가라 폭포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처음 떠날 땐
불편한 마음으로 체면 때문에 떠난 여행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휴식을 통해 나를 회복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나이아가라 폭포. 폭포에서 떨어지는 수많은 물방울은 햇살에 부딪쳐 영롱한 무지개를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속절없이 떨어져 내리는 물줄기일 뿐인데 어떻게 저토록 장엄해 보일 수 있는지...위대하신 하나님의 창조의 손길을 느꼈고 숨결을 느꼈습니다.
온 몸을 다 쏟아 붓는 내리사랑 같은 건데 어디서 저 막강한 힘은 솟아오르는지...올라가는 것만이 성공하는 길이다 생각해온 나로선 떨어질수록 빨라지고 내려갈수록 강해지고 낮아질수록 더 신이 나는 저 폭포의 힘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루 이틀만 갈 길이 아니고, 한두 달 흐르다 말 강이 아닙니다. 앞만 보며 살았던 내 오십 해의 세월을 바람에, 물결에...깔끔하게 실어 보내리라. 날 서운하게 했던 무관심도, 가족과 성도들의 만족도를 높여 주지 못했던 나 자신의 무능력도 모두 모두 날려버리고...흘려 버리고...돌아 왔습니다.잊어버린 은혜와 감사를 회복하는 추수감사절, 하나님을 사랑하고 가까이 있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내게 주어진 것을 감사하세요. 감사는 행복해지는 연습이고 불평은 불행해지는 연습입니다. 부부도 자식도 서로 감사하면 행복해집니다. 가끔 서로의 부족함이 발견되지만 그래도 “이런 사람이라도 내 곁에 있어주니 감사하다”라고 할 때 사단은 우리의 행복을 빼앗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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