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바이얼린 소리 끊이지 않는 ‘예술가 촌’
아파트 값 저렴하고 교통편리 가난한 예술가들 모여살아
울창한 숲·허드슨강 건너 암벽 보는순간 매료
미술애호가들 발길 끊이지 않는 ‘The Closters’ 박물관 이지역 명물
내가 이곳에 이사 온 것은 1976년도였다. 70년에 입학한 줄리아드 음악학교와 가까운 맨하탄 71가 브로드웨이에서 살고 있을 때 교통사고로 인해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실려 가는 일이 일어났다. 이 사고로 왼 쪽 다리가 절단되어 학교근처 식당에서 웨이터로 일을 하던 직장을 떠나게 되자 값이 싼 아파트를 찾다보니 이곳에 오게 된 것이었다.
동료성악인의 권유로 처음 이곳을 방문하여 사방을 둘러보는 순간, 울창한 숲으로 뒤덮인 아름다운 공원으로 시골과 같이 평온한 이 곳 업 타운 마을에 즉시 매료되고 만 것이다. 이곳으로 이사 온 주말 바로 집 근처에 있는 Fort Tryon Park를 찾았다. 돌담을 쌓아 만든 가파른 오솔길을 따라 약 15분가량 올라가니 떡갈나무 숲 사이로 허드슨 강이 유유히 흐르는 아름다운 모습이 굽어보였고 강 건너 뉴저지 쪽에는 울창한 숲과 병풍처럼
펼쳐진 암벽이 강물에 반사되어 절경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남과 북으로 뻗친 이 암벽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곳을 찾는 모든 여행객들이 이 유일무이한 아름다움 경관에 감탄하여 한참동안 바라보며 감상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노라면 구긴 마음이 펴지고 옹졸한 마음이 넓은 도량으로 바뀌어 분노가 온유함으로 고민과 번뇌가 희망으로 바뀌는 감동을 체험하게 됨이 오직 나만이 갖는 경험일까?
38세에 귀머거리가 되어 절망한 베토벤이 빈 근교 하일리겐슈타트를 찾아 요양하였을 때 자연에서 받은 감명을 작품에 옮긴 것이 불후의 명작 ‘전원 교향곡’이었듯, 아름다운 자연이 주는 감동의 소중함을 또 한 번 깨우치게 되는 것이다.1935년 잔 록펠러 주니어가 Fort Tryon Park를 설립할 당시 뉴저지 공원국과 이 귀중한 암벽을 영구보존토록 약정서에 양측이 서명하였다는 소식을 접하고 만인에게 귀중한 휴식공간이 될 공원정책에 기울인 그들의 노고와 귀한 뜻에 감명을 받았다.
남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넓은 광장이 나타나며 이곳에서 매년 9월 30일(일)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Medieval 페스티발이 열린다. 원근 각처에서 모여드는 인산인해를 이루는 인파들이 중세의 의상 쇼, 중세 기사들의 칼싸움, 단막극 등을 관람하며 각종 음식, 기념품 등이 판매되는 흥겨운 잔치를 만끽하고 우정과 사랑을 함께 나누는 뉴욕의 명물인 큰 연중행사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이 광장 북쪽에 가장 높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는 건물이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의 브랜치인 ‘The Closters’ 박물관이다.
이곳은 중세유럽의 진귀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전 세계에서 모여드는 미술애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성 높은 곳이다. 박물관 안에 있는 정원도 중세의 전통에 따라 본래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고전보존의 귀한 뜻이 서려 있다. 남쪽 정문입구에 자리 잡고 있는 Heather Garden은 봄부터 가을까지 온갖 희귀식물과 꽃들이 만발하여 큰 기쁨을 안겨준다. 또 200가 딕크만 스트릿에서 맨하탄 섬 북쪽을 보면 끝까지 뻗쳐있는 196에이커에 달하는 남쪽정문 입구의 Inwood Hill Park가 있다.
이 공원은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공원이다. 이 광대한 공원에는 아름드리 큰 나무들과 숲으로 우거진 밀림과 같은 곳으로 무더운 여름철에도 시원하고 온갖 새들이 우지짓는 소리가 숲속을 진동한다. 공원 맨 북쪽 끝에는 허드슨 강이 굽어보이고 절벽 위에 세워진 오솔길을 따라 걷는 산책로는 꿈을 꾸는 듯 아름답다. 북쪽 끝 호수 가에는 Nature Center가 있어 Park Rangers들이 어린이들에게 동물과 식물 등 생태계에 관한 산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 아름다운 공원이 안겨주는 기쁨과 활력이 나의 마음을 평화와 풍요로 채워주는 참다운 벗이기에 나는 이곳을 떠나지 않으련다. 이곳의 삶이 너무나 즐겁기만 하다. 기사제보 (212)567-6919
<서병선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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