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보로)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연방 법무부 인권담당 차관보에 지명된<본보 11월20일 A1면> 뉴욕 한인 그레이스 정 베커씨는 한국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27일 본보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소감을 밝힌 뒤 법무부 입문 동기와 한인으로서의 정체성, 차관보로서의 활동 계획 등을 소개했다.그는 연방상원의 인준 절차가 남아있어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인준이 되면) 연방인권법에 의거, 엄정한 법 집행과 단속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법무부 인권부서는 고용이나 주택, 교육기회, 투표 등에 대한 차별 행위를 단속하는 곳이다. 또 경찰의 과잉단속이나 교회 방화, 증오 범죄 등 인권에 반하는 범죄행위에 대해서도 감시하고 있다.베커 차관보 지명자는 그동안 인권부서에서 부차관보를 맡아 총 10개부서 중 3개 부서를 관할
하고 있었다. 법무부에 따르면 차관보로 임명되면 700여명의 직원들이 있는 10개 부서를 총괄한다. 인권부서에서 여성이 차관보로 임명되는 것은 처음이며, 한인으로서도 연방정부의 최고위직에 오르는 한명으로 기록된다. 그는 연방정부에 입문한 동기에 대해 “워싱턴에서 법학을 공부하면서 연방정부에서 일하는 것이 여러 가지 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정부기관에서 일하면서 그동안 많은 경험을 했으며 앞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커씨는 지난 69년 뉴욕에서 태어나 스타이브슨트고교를 졸업하고, 펜실베니아대학 와튼스쿨과 조지타운대 법학대학원 등을 졸업했다.한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그는 “한인으로서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베커씨는 지난 86년 당시 대학 동기생이 88 서울올림픽에서 통역으로 자원봉사를 할 계획이라는 얘기를 듣고 한국말이 그다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기로 했다. 그해 여름 베커씨는 이화여대에서 한국어 강의를 들었다. 올림픽 때에는 한 학기를 휴학하면서 두 달 동안 캐나
다와 수리남 대표팀의 통역으로 활동했다.
베커씨는 “이런 경험이 2000년 노근리 사건의 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할 때 유용하게 쓰였다”고 말했다.노근리 사건의 특별 조사관 활동에 대해 그는 “역할이 크지는 않았지만 미군에 대한 한국인의 정서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근리 사건은 6.25 한국전 당시인 1950년 한국 피난민 중 북한군 스파이가 침투한 것으로 의심한 미군병사가 주민을 무차별 사살한 사건이다. 당시 미군은 피란시켜 주겠다며 주민을 황간면 노근리 경부선 철로쪽으로 이동시킨 뒤 총격을 퍼부어 100∼200여명이 숨졌다.
베커씨는 “자신의 자녀와 손주 등 아무에게도 이같은 끔찍했던 경험을 말하지 않았던 당시 생존자가 나에게 그 당시의 공포를 털어놓았을 때 너무나도 놀라웠고 전쟁 희생자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베커씨는 앞으로 연방정부 등 정부기관에서 일하고 싶은 한인 2세들에게 “도전하라(Go for it)”고 조언했다. 연방정부에서 열심히 일한다면 그 이상의 보답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연방정부는 항상 능력 있는 사람들을 찾고 있으며 성취감도 그만큼 크다고 경험담을 털어 놓았다.
베커씨는 한인 커뮤니티에 대해서도 남다른 애정을 표시했다. 그는 “한인사회로부터 지지를 받는 것에 대해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인사회의 격려가 나에게 많은 힘이 되고 있다”고 말을 맺었다.
<김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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