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인 경제는 어느 때보다 길고 험한 한해였다.
새해아침 ‘불황 타개’라는 야심찬 계획으로 출발했지만 풀어야 할 숙제만 잔뜩 떠안은 채 해를 넘기게 됐다. 벽두부터 몰아 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문은 한인 부동산 시장과 건설, 모기지 금융업계에 폐업 속출과 부실대출 등의 치명타를 안기며 한인경제 전반을 급속히 얼어붙게 만들었다.
배럴당 100달러 목전까지 치솟았던 고유가 행진도 한인경제를 주름지게 한 주요 원인이었다. 운송, 콜택시 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 것은 물론 원자재 값과 물류비를 인상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생필품 물가를 급등시키는 결과를 초래, 소비심리를 잔뜩 움츠리게 했다.
글로벌 달러약세 영향으로 800원대까지 주저앉았던 원·달러 환율도 한국과 교류가 잦은 한인경제에 멍에로 작용하며 한국산 소비재 물가인상과 수입업체의 채산성 악화를 초래했다. 4월 초 서울에서 날아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협상 타결 소식과 4년여 만에 단행된 2차례의 금리인하 조치는 그나마 한인경제에 희망이 돼 주었다.
지난해에 이은 한국정부의 잇따른 외환규제 완화 조치로 한국의 큰 손들이 뉴욕일원에 대거 유입된 것도 향후 한인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됐다.<특별 취재반>
■한·미 FTA 타결 ... 한인경제 활력소
지난 4월 타결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은 양국의 경제동맹시대를 열어젖혔던 점 외에도 한미 교류의 핵심역할을 해오고 있는 미주 한인경제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 한·미 시장통합이라는 새로운 무역질서로 변화하는 FTA시행은 운송, 관광, 농수산물 등 모든 업종에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교역을 확대시키면서 한인경제를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동력이 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미국의 몇몇 업계를 대변하는 연방의회 비준이 연기되고 있어 조속한 시행을 위해서는 한인업계의 적극적인 대처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문...한인 부동산, 건설, 융자 업계 ‘치명타’
부동산 시장이 급냉각하면서 발생한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동은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 경제에 신용경색 몸살을 몰고 왔다. 이 같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파장은 한인사회도 예외가 아니었다. 한인 부동산 및 융자, 건설 업체들이 잇따라 개점휴업 상태에 빠져 들었는가 하면 일부 업소들은 폐업하거나 전업하는 사례까지 속출했다.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 목전 ... 물가급등, 소비심리 위축
신용경색 여파와 함께 중동정세의 불안 등으로 11월 초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돌파 직전
까지 치솟았다. 이 때문에 무엇보다 휘발유 및 식품가격 등이 급등하면서 한인 운송, 콜택시, 식품 유통업계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가 하면 이로 인해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 한인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어 그동안 바짝 긴장하고 있던 관련 종사자들의 숨통을 터주고 있다.
■글로벌 달러약세... 원·달러 환율 900선 붕괴
지난 10월31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800원대로 주저앉았다가 가까스로 900.7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1997년 8월 이후 10년 2개월 만의 최저치. 이는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글로벌달러 약세 여파 때문으로 한인업계는 고유가, 고물가에 이은 고원화 현상, 이른바 ‘3고 현상’의 악재로 연말대목 전망을 어둡게 했다. 특히 한국산 제품을 취급하는 수입업체들은 채산성 악화가 잇따르면서 사업 운영에 차질을 빚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태다.
■한국 큰 손 대
거 유입... 외환규제 완화
올해도 한국인들의 뉴욕 및 뉴저지 일원 부동산 구입 열기가 식을 줄 몰랐다. 올 들어 미국의 부동산 경기가 급격한 둔화됐지만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한국인들의 뉴욕, 뉴저지 주택구입 열풍은 지속되면서 올 들어서도 뉴욕일원 부동산 중개업체들마다 ‘한국인 특수’를 누렸던 것. 특히 최근 원화가치가 급상승한데다 올해부터 한국정부의 해외부동산 투자한도가 확대되면서 주택을 구입하려는 한국인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한인은행 부실대출 ‘빨간불’
부동산 시장 냉각과 신용경색 여파의 불똥은 한인은행들로 튀면서 사상최고 수준의 악성대출 기록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한인은행들의 3/4분기까지 부실대출 실적은 전년 동기 보다 무려 25% 이상 급증하면서 수익성까지 급속히 악화시켰으며 결국 한인은행들의 주가 곤두박질로 이어졌다.
■중국산 유해상품 파동
미국은 올 한해 중국산 유해 식품과 공산품 때문에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지난 3월 중국산 애완견 사료에서 유해 물질이 검출된 이후 치약, 수산물, 장난감, 타이어 등에 이르기까지 잇따라 ‘불량’ 판정을 받으면서 소비자들 사이에는 ‘다음에는 무슨 중국산 식품 차례냐’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중국산 패닉상태에 빠졌었다. 이 같은 이유로 한인 식료품점들은 중국산 상품을 대폭 줄이는 대신 한국산 제품 취급을 확대, 소비자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4년여 만에 금리인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9월18일 연방기금 금리와 재할인율을 4년 3개월만에 0.5% 포인트씩 전격 인하한데 이어 지난 10월에도 기금금리와 재할인율을 각각 0.25% 포인트를 내렸다. 서브 프라임모기지 시장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소비진작을 위한 정부당국의 적극적 조치였으나 실질적인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때문에 현재 추가 금리인하설이 여기저기서 흘러 나오고 있다.
■한국산 브랜드 진출 거세
한국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줄었던 한국산 브랜드의 뉴욕 진출이 거센 한해였다. 대기업들이 주를 이루던 종전과 달리 올해는 치킨, 제과, 프로즌요거트 등 각종 프랜차이즈 업체는 물론 식품, 의류, 건강식품, 제화, 법률 등 업종과 회사 규모에 관계없이 이뤄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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