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몰래 딴주머니
연말에 특히 쓰임새
미국선 조성 어려움도
연말 돈 쓸 곳 많은 한인들 사이에 비자금 조성이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 물론 삼성 등 대기업처럼 세금 추적을 불가능하도록 특별히 관리하는 돈을 일컫는 비자금 수준은 아니고 배우자 몰래 푼돈 모아쓰는 재미가 쏠쏠한 비상금들이다.
돈을 확보하고 관리하는 과정에 따라 ‘딴주머니형’과 ‘야금야금형’‘아차방심형’‘투명계좌형’ 등 다양하다.
‘딴주머니형’은 말 그대로 배우자 모르게 딴 주머니를 차는 경우다. 배우자 몰래 개인 예금계좌를 만들어 보너스나 성과금, 수당 등을 차곡차곡 모은다. 한국의 가족이나 친척들이 다녀가며 현금으로 준 용돈도 이 곳에 넣어둔다. 발각의 우려가 없도록 뱅크 스테이트먼트를 이메일로 받고 인터넷 뱅킹으로 구좌를 관리하는 것은 기본이다.
‘야금야금형’은 수입 또는 월급의 일정액을 ‘야금야금’ 챙기는 케이스. 월급을 수표로 받는 직장인들이 애용하는 방법으로 수표를 입금하면서 일정 금액을 빼내는 수법이다. 출금 기록이 남지 않아 유용하다.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금액이 너무 크면 들킬 우려가 있다. 100~200달러 정도 챙기면 쏠쏠하다”고 귀띔했다.
‘아차방심형’은 딴주머니 또는 야금야금 비상금을 만들지만 방법이 치밀하지 못해 ‘아차’ 방심하는 사이 들통 나고 마는 경우. 정모씨는 월급 인상분으로 남편 몰래 적금을 부었는데 은행 스테이트먼트가 날아오면서 발각됐다.
비자금 조성 남편들에게는 아내의 정보망도 무시 못할 경계대상이다. 연말 보너스나 수당을 빼돌리려도 아내가 레이더망을 활용, 남편 동료의 아내들로부터 ‘정보’를 얻는다면 모든 것이 ‘쪽박’으로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시절엔 ‘비상금’으로 재미를 봤다는 이모씨는 미국으로 오면서는 ‘투명계좌형’으로 변했다. 공동계좌에 모든 것이 수표화 되어 있어 아예 비상금 주머니를 만드는 것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이모씨는 “때론 한국에 있을 때가 그립기도 하지만 큰 불만은 없다”고 말했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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