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태권도 공인단증 발급 소식에
“그런 것 있었냐” 변화바람 감지 못해
종주국 자존심만 고집땐 위상 ‘흔들’
종주국 한국의 태권도를 세계에 알리고 한국 전통 태권도 정신을 육성, 계승해야 할 한국 국기원이 거세게 불어오는 세계 태권도계의 변화의 바람에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한인 태권도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올림픽위원회(USOC)는 한국 국기원 태권도 단증만을 인정하던 종전의 정책을 바꾸어 산하 USA태권도에서 직접 공인 단증을 발급하고 이를 국기원 단증과 공용하기로 결정했다는 것. 그러나 국기원은 이같은 사실을 인지조차 못하고 있으며 취재를 위해 전화를 건 본보 기자에게 오히려 “그런 것이 있었냐고 되묻고 관련서류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올림픽위원회(USOC) 산하 USA태권도(CEO 데이빗 아스키나)는 지난달 등록된 도장을 대상으로 2007년부터 USA태권도 공인단증을 발급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지금까지는 한국 국기원이 발급한 단증이 유일한 공인단증이었으나 내년부터는 USA 태권도 단증도 미국 내에서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인 태권도 사범들은 “미국에서 단증 발급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며 미국에 뿌리내린 태권도계로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이런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종주국으로서의 자존심만 고집하는 국기원의 모습이 우물 안 개구리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이미 스페인 등 유럽 각국에서는 자국 내 단증을 만든지 오래됐으며 당시 국기원은 한국 단증만을 인정한다고 고집을 피우다가 종주국으로서의 위상까지 잃어버리고 마는 우를 범했다고 비난했다.
특히 미국에 태권도를 심어놓았던 한인 사범들이 지난 수년간 미국 태권도인들의 성장으로 인해 뒷전으로 밀려나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있어 한국 국기원이 종주국으로서의 면모를 위한 지도자 발굴, 활발한 시범단 파견 등 종주국으로서의 위상 재정립을 위한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YIC 태권도장 전영인 관장은 “지난 2002년부터 USOC 산하 USTU에서 한인 태권도인들에 대한 축출이 진행됐고 그 결과 국기원을 통한 단일 공인단증 제도를 주장하던 이상철 USTU 회장 등 많은 태권도인들이 물러난 상태”라며 “국기원이 흔들리면 태권도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일 확인 결과 한국 국기원 측은 USA 태권도 공인단증 발급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으며 6일 관련 자료를 전달받았음에도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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