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 클레멘스가 기자회견에서 굳은 얼굴로 질문내용을 듣고 있다.
통화녹음 테이프 공개-명예훼손 고소 등
갈수록 풀 스케일 전면전으로 비화 조짐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감옥에라도 가겠다”맥나미
클레멘스“누군가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사이영상 7회 수상자인 메이저리그 수퍼스타 로저 클레멘스의 스테로이드 복용여부를 둘러싼 그와 그의 전 트레이너 브라이언 맥나미의 진실게임이 갈수록 점입가경의 공방전으로 치닫고 있다.
이미 알려진 대로 6일 방송된 CBS의 인기 시사주간 프로그램 ‘60 Minutes’를 통해 미첼리포트에 실린 맥나미의 증언내용을 다시 한 번 정면으로 부인한 클레멘스는 곧이어 맥나미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7일에는 기자회견을 통해 그와 맥나미가 지난 4일 통화한 대화녹음테이프를 공개하는 등 전면 공세로 전환했다.
특히 이날의 화제는 클레멘스가 자신의 변호사와 함께 가진 기자회견에서 맥나미와의 통화 녹음테이프를 공개한 것. 뉴욕과 텍사스법에 따르면 전화내용 녹음은 어느 한쪽만이 동의하면 법적으로 가능하며 이번 경우는 클레멘스의 동의로 녹음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클레멘스는 이 통화가 맥나미가 먼저 이메일로 요청해 이뤄진 것이라며 “그(맥나미)는 자기 아들이 아프며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전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약 17분여에 걸친 통화에서 맥나미는 무려 21번이나 “내가 무엇을 해줬으면 좋겠느냐”는 말을 하며 “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나 하겠다. 감옥에라도 가겠다”고 말하는 등 마치 사죄하는 것 같은 톤을 유지했다. 이에 대해 클레멘스는 “누군가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을 뿐 맥나미의 질문에 직접적인 답을 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클레멘스의 변호사 러스티 하딘은 “증인을 회유하거나 방해한다는 인상을 줄 수는 없었기에 직접 답을 하지 않은 것”이라며 “다만 진실을 이야기하라고 요구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하딘은 이날 공개된 통화내용 중에서 맥나미가 자신이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적 없다는 클레멘스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지 않은 것은 클레멘스가 진실을 말했다는 증거하고 주장했다. 하지만 맥나미는 이날 통화중 한 번도 자신의 증언내용이 허위라는 말도 전혀 하지 않았고 단지 자신은 처한 상황에서 옳다고 생각된 일을 했을 뿐 이라고 말했다. 맥나미는 또 7일 오후 SI.com을 통해 보도된 기사에서 자신의 증언내용은 모두 사실이라고 재확인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통화내용을 들어보면 클레멘스는 단 한 번도 맥나미에게 자신을 모함하는 거짓말을 한다고 화를 내지 않아 오히려 묘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맥나미는 미첼리포트에서 자신이 지난 1998년과 2000년, 2001년에 클레멘스에게 최소한 16차례에 걸쳐 스테로이드와 인간성장호르몬(HGH)을 직접 주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 그와 직접 통화에서 클레멘스의 자세나 맥나미의 반응은 모두 뭔가 석연치 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한편 클레멘스는 텍사스 주 법원에 맥나미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으며 맥나미의 변호사인 리처드 에머리는 맥나미가 뉴욕 주 법원에 클레멘스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것이라고 밝혀 이 둘의 진실게임은 법정 공방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둘은 오는 16일 연방하원 감독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요청을 받은 상태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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