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과 아이들의 생각 차이
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칠 때 아이들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이해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어 왔다. 결혼 전엔 아이들에게 친구 같은 선생님이고 싶어, 경험은 없지만 겁 없는 무모한 옅정만으로 좌충우돌 부딪히며 가르쳤었다. 그러나 부모가 된 후엔 내 아이가 귀하고 소중하듯, 학생 한 명 한 명이 모두 그 가정에선 소중한 아이란 생각에 엄마의 마음으로 가르치게 되었다.
교사인 나도 학생을 대하는 마음 가짐이 내 입장에 따라 변하는 것을 보고, 아이들의 입장에서 보는 시각은 어떨까 궁금하여 여러 글짓기 제목을 주어 그들의 마음을 엿보았다.
가령 ‘가장 행복하던 때’, ‘튀는 색깔의 머리 염색과 문신에 대한 생각’, ‘내가 어른이라면’, `텔레비전에 대한 생각’,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들’, ‘부모님’, ‘나의 장점과 단점’등등…
글을 보니 가장 행복하던 시기는 4~5살 때란다. 아는 것이 없어 걱정할 필요도 없고, 어떤 잘못을 해도 용서받으며, 어차피 빠질 이라 맘 놓고 단 것을 먹을 수 있어서 행복했단다. 어른들처럼 지난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은 우리와 다를 바가 없었다.
‘어른들과 아이들의 생각 차이점’을 써보라고 했더니 재미있는 것이 많았다. 방학이 되면 맘껏 놀고 싶은데 어른들은 방학 때 더 열심히 공부하라고 하니 그게 힘들단다.
또 어른들도 자기들처럼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걱정들이 있는 것은 똑같은데, 주로 어른들은 아이들 공부시키는 것과 일하는 것만이 중심생각인 것 같다고 한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제약은 있어도,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며 산 날이 어른들보다 적어서인지 걱정과 생각도 적단다.
또 어른들은 아이들보다 외모에 더 신경을 쓰고, 무서운 영화를 보면 아이들은 잠을 잘 못 자는데 어른들은 그리 무서워하지도 않는 것 같으며, 아이들은 건강에 안 좋아도 맛있어서 사탕을 좋아하는데 어른들은 뚱뚱해진다고 혹은 아무 이유 없이 안 좋아한단다. 그 밖에도 나름대로 어른들과의 많은 차이점들을 찾아내었다.
그 중 한 학생의 글귀가 유난히 눈에 띈다. ‘어른들의 생각은 나의 생각과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어떤 문제에 대한 말을 해도 내 생각과 늘 반대여서 더 이상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라고 써 있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거쳐 갔던 그 시간들을 아직 경험하지 않아 어른들을 이해 못한다고 하지만, 어른들은 아이들이 겪고 있는 유년의 세월을 보냈건만 왜 그리 이해를 못하게 되는지….
알면서도 잊은척 우리의 요구만을 그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다시 아이들에게 눈높이를 맞추며, 그들의 소리를 귀가 아닌 마음으로 듣는 교사가 되고자 마음을 굳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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