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체스터 통신(노려 통신원)
“웨스트체스터 지역의 한인들은 매우 독립적이어서 남의 도움을 바라지 않아요. 봉사도 잘 안하고 잘 모이질 않습니다.” 웨스트체스터에서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이곳 한인들을 중심으로 일을 했었던 어느 한 한인이 하는 말이다. 이는 그가 한인들의 공익을 위해 열심을 다했던 것에비해 별로 협조를 이루어내지못한데서 오는 개인적인 쓴 맛을 드러내는 것이다.
퀸즈나 뉴저지에 비해 웨스트체스터의 한인들은 넓은 지역 여기저기 몇 가정씩 흩어져 살고 있으며,흔히 전문직이라고 불리우는 의사, 변호사 혹은 대기업의 주재원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각자가 속해있는 미 주류사회에 깊이 관여할 수밖에 없는 라이프 스타일을 갖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보통의 한인이민사회와는 다르게 개인적으로 살고 있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몇 년 사이 이 지역 한인들의 양상이 현저하게 변모하고 있다.
좋은 학군과 조용한 생활환경을 찾아 뉴욕의 한인 밀집 지역에서 이사 온가정의 숫자가 부쩍 늘어나면서, 이 지역은 예전에는 전혀 기대할 수 없었던 피부미용, 한의사, 또는 안경가게 등 한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업종의 가게들이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이에 따라 늘어나는 한인 교회들을 중심으로 차차 생활의 뿌리를 심어나가며 확장시켜 나가는 모습은 웨스트체스터 한인 뿐 아니라 뉴욕 한인의 이민 역사에 새로운 한 장을 채우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 6년 전, 당시 7학년으로 유치원생이었던 딸과 아들을 데리고 브루클린에서 스카스데일로 이사온 신광수, 신경순 씨 부부는 이곳에서 브루클린에서 생업으로 하던 세탁소를 계속했다. 생소한 학교 환경에 적응하느라 애쓰는 틴에이저 딸과 아직 철없는 아들을 키우면서 이전에 살던 곳과는?전혀 다른 분위기의 까다로운 유태인 손님들을 대해야하는 어려움을 이겨내어 이제는 수 십 년 살아온 웨스트체스터의 한인보다 더 발을 넓히며 삶의 터전을 굳건히 다져가고 있다.
신씨 부부는 이곳에 이사 온 후 곧바로 내 집을 장만했고, 딸은 NYU에 입학, 주말이 되면 집에 와서 부모 돕기를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효녀이다. 항상 밝고 명랑한 부인과 함께 교회 ‘집사’라는 직분의 의미를 그대로 보여주는, 부르면 언제든지 즉각 달려오는 머슴처럼 몸을 바쳐 일을하는 신광수씨 부부. 이들 가정이야말로 변화하는 웨스트체스터의 새로운 한인의 모습을 대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세탁소일, 집안일, 아이들 교육, 교회일로 24시간을 발로 뛰는 신광수씨가 올 2008년부터 한인 사회에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바나바 선교회’에 부회장 직을 맡으면서 이제 또 한 해를 맞아 25시의 삶을 힘차게 내 딛고 있다.
역시몇 년 전에 웨스트체스터로 이주해온 회장 한명숙씨의 권고로 선교회에 신씨가 발을 들여 놓은 지 벌써 약 1년이 되었다. 넓은 웨스트체스터 곳곳에 살고 있는 한인들과 뜻있는 모임을 통해 자주 만나?삶의 보람을?나누는 것이 신광수씨가 은연중에 의도하는 선교회의 또 다른 숨은 목적이라면 목적일까? ‘너무나 독립적이어서 남의 도움을 바라지 않는다’라는 웨스트체스터인의 이미지를 그대로 갖고 있는 신광수씨에게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남의 도움을 바라기 보다는 남을 도우며, 우직하게 봉사하며,?될수록 모이기에 힘쓴다는 점이다.
웨스트체스트지역에 이제 뿌리를 단단히 내린 신광수씨의 삶에 가지가 뻗어 꽃이 피면서 하나, 둘 열매가 맺어 가기를 기대해본다.
연락처 (914)879-5319 (nohry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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