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샷으로 보호조류인 매를 맞춰 죽여 곤경에 처한 프로골퍼 트립 하이젠하워.
프로골퍼 아이젠하워 동물살상혐의로 기소
드라이브샷으로 75야드 떨어진 나무 위 매 맞춰
전 PGA투어 골퍼인 트립 아이젠하워(39)가 골프장에서 골프채로 볼을 쳐 나무에 앉아있던 매를 맞춰 죽게 한 혐의로 동물학대혐의와 보호조류 살상혐의로 기소됐다. 이 혐의가 모두 유죄로 판명될 경우 최고형량은 징역 14개월 또는 벌금 1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명이 잔 헨리 아이젠하워인 그는 지난해 12월12일 플로리다 올랜도의 그랜드 사이프러스골프코스에서 TV쇼 ‘Shoot Like A Pro’ 프로그램을 촬영하던 중 약 75야드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나무에서 시끄럽게 울어대던 ‘붉은 어깨 매’(Red-shouldered Hawk)를 겨냥해 드라이버로 볼을 쳤고 10번째 스윙만에 매를 정통으로 맞춰 떨어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매는 30피트 높이의 나무에서 떨어졌고 이 장면을 목격한 사람들이 뛰어가 보니 부리에서 피를 흘리며 숨을 거뒀다. 매가 맞아 떨어지는 순간 아이젠하워는 “정말로 맞출 줄을 몰랐는데”라고 외쳤다고 한다.
플로리다 오렌지카운티 검찰의 기소장에 따르면 아이젠하워는 프로그램 촬영도중 약 300야드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나무에 앉아있던 매가 시끄럽게 울어대는 바람에 계속해서 촬영이 지연되자 새를 향해 볼을 치기 시작했으나 조금 있다 포기하고 촬영을 재개했다. 하지만 매는 다시 75야드 정도 떨어진 나무로 날아와 더 시끄럽게 울어대기 시작했고 그는 “이번엔 너를 잡을 것”이라고 말하며 다시 매를 겨냥해 볼을 친 끝에 10번만에 새를 명중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는 “새를 맞추려던 것이 아니라 놀라게 해 날려 보내려는 것 이었다”며 새를 죽인 것이 고의가 아니었다고 주장했으나 플로리다 야생동물 보호위원회와 검찰은 그의 행동을 고의적인 동물살상행위로 규정, 정식 기소했다. 촬영팀 멤버로 현장에 있던 제스로 센거는 “수백 야드 떨어진 지점에서 볼을 쳐 구멍에 넣는 PGA투어 선수가 겨우 수백피트 떨어진 곳에 있는 새를 향해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날린다면 맞출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고의가 아니었다는 말은 PGA투어 선수로서는 멍청한 말”이라고 아이젠하워를 비난했다. 죽은 매는 이 골프장에 매장됐으나 조사관들이 증거물 보전을 위해 다시 파낸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 프로로 전향한 아이젠하워는 2부리그 네이션와이드투어에서 뛰며 지난 2006년 2승을 올린 베테랑 골퍼다. 이 사건은 수년전 역시 플로리다에서 당시 시카고 컵스의 마이너리그팀에 속해있는 류제국(현 탬파베이 데블레이스)가 야구공을 던져 보호조류 물수리를 죽게 한 케이스와 매우 흡사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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