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7일 자신이 공부했던 어스틴에 딸과 함께 방문, 호텔에서 자살한 (본보 3월7일자) 고 한경선 박사(44세)의 추모식(사진)이 지난 15일 오후 7시 어스틴 한인장로교회(담임목사 박용진)에서 열렸다.
어스틴 교역자협의회에서 준비한 이 날 추모식은 박용진 목사의 사회로, 주님의 교회 허성현 목사의 기도, ‘짐과 안식’이란 주제의 예수찬양교회 안일용 목사의 설교, 고인의 같은 과 후배 양태경 박사가 고인의 약력 소개, 좋은교회 김은태 목사의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한편, 고인의 박사논문심사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이었던 텍사스주립대학의Dr. Diane Shallert는 고인이 항상 성실하고 조용했던 모습을 기억하면서 모든 제자들을 내 자식과 같이 생각해 한박사를 보내기가 어렵다며 추모사를 마쳤다. 또한 St. Davids병원의 Kenny목사는 고인의‘딸 가영에게 주는 글’을 통해 병원에서 커다란 여행가방을 들고 혼자 앉아있던 가영양의 모습을 기억하며 “서로가 다른 말을 써서 직접 대화를 나누기는 어려웠지만 네 인생의 가장 힘든 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너와 함께 네가 혼자란 생각을 갖지 말기를 바란다”며 “엄마는 슬픔과 고통이 없는 평안한 곳에 잠드셨다”고 위로했다. 사건 당시 병원측의 연락을 받고 가영양의 통역을 담당하고 이 일을 한인사회에 알린 St. Davids병원의 최영미 간호사는 고인이 남긴 유서를 낭독하고 이어 “추모식이 열리기 전날 밤(14일) ‘딸 가영양이 엄마에게 쓴 편지’를 가영양의 삼촌이 이메일로 보내줬다”며 편지를 소개했다. 엄마랑 함께 있는 꿈을 꾼다는 가영양의 편지에 추모식장은 참석자들의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특히 추모식 행사의 한 순서로 지난 2001년 고인이 멕시코 선교여행을 갔을 때 찍었던 사진들이 영상으로 소개돼 고인의 넋을 기렸다. 이 사진들은 고인과 함께 2박3일간의 선교여행을 떠났던 장로교회 오원석 장로가 보관하고 있던 사진들이다.
이날 행사에서 전수길 한인회장은 어스틴 교역자협의회, 한인장로교회, 주님의교회 등 어스틴 각 단체들의 협조에 감사하며 이 밖에도 도움을 준 킬린 영원사, 휴스턴 한인회, 멀리 인디애나주와 미네소타주에서도 보내준 온정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인회는 물론 UT한인학생회와 한인포털사이트 Austin114.com에서도 모금을 펼쳐 어스틴은 물론이고 전국 각지에서 도착한 온정의 손길 1만 3,000 달러에 이르며 24일 이후, 한국의 유족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어스틴 한인회는 지난 13일 장례관련 용역을 제공한 All Faiths Funeral Services에서 고인의 유해를 인도받아 다음날 하룻동안 한인회 사무실에 빈소를 마련한 뒤 15일 추모식을 치렀다.
한편, 고 한경선씨의 유해는 취재차 어스틴을 방문한 KBS 추적 60분 방송팀16일 에 의해 어스틴을 떠나 17일(한국시간) 인천공항에 도착, 유가족에게 전달됐다. 유가족 및 관계자들은 이후 벽제 용미리 부근 하늘문 추모공원에서 장례식을 치르고 3층 납골당에 유해를 안치했다. 한국의 장례식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친지, 지인, 비정규교수 노조 관계자, 방송 관계자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스틴=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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