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
불경기 고통 분담..자발적 절약운동 확산
온라인선 주부들 알뜰 아이디어 공유
불경기로 몸살을 앓는 뉴욕·뉴저지 한인사회의 직장과 가정마다 ‘아나바다’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아나바다’는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는 말의 줄임말로 IMF 사태 이후 한국에서 급속히 유행한 물자절약 및 재활용 활성화 운동을 대표한다.
특히 올해처럼 힘든 적이 없었다며 여기저기서 비명이 흘러나오는 뉴욕·뉴저지 한인사회에 요즘 들어 아나바다 운동이 불경기 신풍속도로 새롭게 자리잡아가는 모습이다.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슬기롭게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가자며 기업은 기업대로, 가정은 가정대로 각자 물자절약을 생활화하는 지혜로운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것이다.
퀸즈 칼리지 포인트 소재 K 무역회사 직원들은 요즘 퇴근할 때 컴퓨터와 사무실의 전원 및 히터/에어콘 끄기를 비롯, 복사기와 컴퓨터 프린터 종이 및 사무용품 아껴 쓰기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직원 휴게실에서 늘 사용하던 일회용 음료수 컵 대신 직원들이 각자 전용 머그컵을 사용하도록
해 불필요한 지출도 줄여나가고 있다.
한인이 운영하는 롱아일랜드시티의 한 공장에서는 얼마 전 직원용 구내식당의 식기를 식판으로 교체한 결과, 음식물 쓰레기가 크게 줄어드는 효과를 얻기도 했다.사무원 최모씨도 요즘 이면지 사용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한쪽면만 사용하고 버리자니 종이쓰레기도 많이 쌓이고 낭비도 심해 자발적인 절약운동을 시작했고 주변 동료들의 동참도 차츰 늘고 있다고.
뉴저지의 한 한인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황모씨는 여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화장지와 종이타월 아껴 쓰기에 나섰고 사무실에서 마신 소다음료 캔도 꼬박꼬박 모으고 있다. 행여 점심식사 후 수돗물을 틀어놓은 채 양치질하는 직원이라도 발견하면 동료들의 타박이 이어질 정도라고 전했다.
직원들에게 사내절약에 관한 협조를 공식 요청하는 한인업체들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 같은 절약운동의 필요성을 인식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직장이 겪는 불경기의 고통을 분담하겠다며 서로 발 벗고 나서는 경우가 더욱 많다. 그런가하면 매년 물가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생활비도 올랐지만 여전히 변함없는 월급봉투의 두께에 지쳐버린 한인가정들도 물자절약으로 지출을 줄이는 일이 절실하기는 마찬가지.
얼마 전 첫 아이를 낳은 퀸즈 베이사이드의 맞벌이 이모씨 부부도 온라인 커뮤니티인 ‘미시 USA’에서 분유와 장난감 등 각종 아기용품 쿠폰을 얻어 짭짤한 절약을 하고 있다. 게다가 직장 동료들로부터는 새것과 다름없는 아기 옷과 장난감까지 푸짐하게 받았다. 아이들이 너무 빨리 자라 선물을 받아 놓고는 한 번도 입히지 못했던 옷들이라며 공짜로 안겨준 것들이다.
뉴저지에 사는 40대 주부 김혜진씨는 요즘 부엌의 종이타월을 빨아서 다시 쓰고 있다. 종이타월이 생각보다 질겨 한번만 쓰고 버리기는 지나친 낭비라는 생각 때문이다. 종이타월을 다 쓰고 나면 앞으로는 천 행주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이외 ‘헤이코리안’의 사고팔기 코너를 통해서는 집안에 자리 잡고 있던 불필요한 물건을 내다 팔거나 평소 필요했던 물건으로 교환하는 방법으로 절약하고 있다.
베이사이드 이경은 주부는 요즘 과일상자나 신발상자 등 크고 작은 종이상자를 모으고 있다. 조금만 다듬으면 간이 수납장을 대신하는 멋진 가구로 재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생필품은 지인들과 대형할인매장을 찾아 공동구매로 물건은 더욱 싸게, 필요한 양만 적당히 구입하고 있다. 뉴욕·뉴저지 한인사회의 불경기가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고 미국의 실업률도 갈수록 높아가는 불안한 경기상황이 지속되면서 한인들의 아나바다 운동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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