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 항공 위험 우려해 비행 중단…행정부는 “카르텔 드론이 영공 침범”
미군이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이 운용하는 드론을 진압할 신기술을 시험하는 과정에서 항공 당국과의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공항을 갑자기 폐쇄하는 일이 벌어졌다.
11일 미국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멕시코와 인접한 텍사스주 엘패소 국제공항 주변 영공을 전날 밤 갑자기 폐쇄했다.
당초 FAA는 "특별한 안보 사유" 때문에 오는 20일까지 이 공항에서 모든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다고 했으나 이날 오전에 금지령을 해제하고 운항을 재개했다.
미국 당국자는 멕시코 카르텔의 드론이 영공을 침투해 국방부가 드론을 무력화했고, 더 이상 민간 항공 운항에 위협이 없다고 판단해 운항을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FAA와 국방부가 카르텔의 드론 침투에 대응하기 위해 신속하게 행동했다"면서 "위협을 무력화했으며 지역에서 민간 항공에 대한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공을 폐쇄한 실제 이유는 인근 포트 블리스 군기지에서 진행한 새로운 대드론 기술 시험과 관련됐다고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이 보도했다.
미군은 멕시코의 카르텔이 사용하는 드론을 무력화하기 위한 고출력 레이저를 포트 블리스에서 시험해왔다.
이번 주에 군 당국은 카르텔의 드론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상대로 레이저를 사용했지만, 해당 물체는 파티용 풍선으로 드러났다고 NYT와 CBS뉴스 등이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FAA는 대드론용 레이저가 민간 항공에 위험을 가할 가능성을 우려해 포트 블리스 주변 영공을 폐쇄했다.
원래 FAA는 오는 20일 국방부와 대드론 레이저가 항공 운항에 미칠 영향과 완화 조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국방부가 이보다 먼저 엘패소 인근에서 레이저를 사용하려고 하는 바람에 비행 중단을 결정했다고 한다.
NYT도 국방부가 항공 당국에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고 새로운 대드론 기술을 사용하기로 결정해 FAA가 엘패소 주변 영공을 폐쇄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FAA가 백악관에 먼저 알리지 않고 영공을 폐쇄하는 바람에 혼선이 빚어졌다.
NYT에 따르면 국토안보부의 대드론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당국자는 작년 7월 의회 청문회에서 2024년 하반기에 2만7천대가 넘는 드론이 미국 남부 국경 500m 이내에서 탐지됐다고 증언했다.
이 당국자는 초국가적 범죄조직(TCO)들이 마약을 비롯한 밀수품을 미국으로 운송하고, 사법 당국을 감시하기 위해 드론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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