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차관보 시애틀 강연서 전망
“경제난·외교고립 벗어나려면 대화에 적극 응해야”
미국 대표단이 조만간 북한을 방문, 최종 협상을 벌일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북한간의 핵 협상에 긍정적인 진전이 있을 것으로 북핵 6자 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전망했다.
지난 16일 시애틀대학 피곳 강당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힐 차관보는 북한이 전력과 식량 부족 등 경제난과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려면 핵 문제에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의 핵 신고가 최우선 과제라며 그 동안의 플루토늄 생산량을 공개할 것을 촉구하고 “추정은 하고 있지만 정확한 수치가 파악돼야 협상이 다음단계로 진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정부가 한국분단의 민감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북핵문제에 관한 6자회담에 임하는 한국정부의 민감한 입장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 활동을 중단하면 경수로를 제공한다는 미-북한간 합의가 있었지만 북한이 핵 시찰단 추방과 함께 농축우라늄 생산을 재개, 다자간협상을 시작하게 된 것이라며 6자 회담의 배경도 설명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아직 핵 폐기에 대한 전략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북한이 진정으로 미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개선을 원한다면 핵을 포기하고 대화에 적극 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심각한 경제난에 처해 있는 북한이 유리한 입장에 있지는 않다고 지적한 그는 “북한이 핵을 폐기하는 척한다면 미국도 이를 믿는 척 하는 수 밖에 없다”며 북한의 태도를 꼬집어 좌중을 웃기기도 했다.
그는 최근 뉴욕 필하모닉의 평양공연이 북미관계 개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냐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현상이기는 하지만 아직 효과를 기대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또한 북한이 리비아 식으로 핵을 전격 포기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지난 40여년간 핵개발에 몰두해온 북한이 이를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은 그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인식은 하고 있지만 북한과 핵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인권문제를 거론하면 협상이 더욱 어려워진다며 당분간 인권문제를 거론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날 강연에는 권찬호 총영사, 워싱턴주 한미연합(KAC-WA) 솔로몬 김 회장, 이수잔 이사장, 이동복 한미자유수호연합 회장 등 한인인사 20여명과 학생과 교수 등 200여명이 참석, 북핵문제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한편, 북핵 협상을 위한 미국대표단이 곧 북한을 방문, 최종협상을 벌일 것이라고 국무부 관계자들이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이들은 협상이 성공적일 경우 북한이 4월말까지 과거 핵 활동을 포함한 핵 계획 신고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북한 핵 신고에 대한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와 있음을 시사했다.
힐 차관보는 지난 8일 싱가포르에서 북한대표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전격 회동하고 이어 한·중·일 협상대표들과 만난 뒤 “분명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한바 있다.
/김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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