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의 ‘최후통첩’ 해석…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신경 안 써”
▶ 러 외무 “트럼프의 시한 자주 바뀌어…교역국들 약속 포기 안할 것”

러시아 크렘린궁[로이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종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100%의 2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대해 크렘린궁은 "매우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매우 심각하며 그들 중 일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직접 관련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분명 미국이 무엇을 말한 것인지 분석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푸틴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직접 논평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하면서 50일 내 우크라이나 종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러시아와 거래하는 국가에 100%의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또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을 포함한 무기를 제공하고, 비용은 유럽 국가들이 부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지금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나토 국가들, 그리고 유럽연합(EU)이 한 이런 결정을 평화의 신호가 아닌 전쟁 지속의 신호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3차 협상을 할 준비가 됐으며 협상 시기에 대한 우크라이나 측의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중국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외무장관회의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경고에 대해 "'50일' 발언에 어떤 의도가 있는지 이해하고 싶다"며 "예전에는 '24시간'과 '100일'이라는 시한도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에 달성 목표 시한을 자주 바꿨다고 지적한 것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무모하게 지지하고 무기를 계속 공급하는 유럽연합(EU)과 나토 지도자들에게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를 겨냥해 발표된 제재 수는 이미 전례 없는 수준"이라며 "우리는 (제재들에) 대응하고 있고, 우리가 극복할 것이라고 의심치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중국과 인도 등 러시아 교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한 2차 관세 위협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그들의 행동을 예상하기 어렵다"면서도 "그들은 약속, 국제적 약속을 한 상태다. 그들이 독립적 정책, 양자 채널과 다자 형식을 통해 이룬 합의를 준수하는 정책을 포기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러시아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경고가 '최후통첩'이라며 불쾌해하면서도 매우 가혹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타스 통신에 "물론 우리에게 요구하려는 시도, 특히 최후통첩을 수용할 수 없다"며 "정치적 외교적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방에 강경한 발언을 자주 하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트럼프는 크렘린에 극적인 최후통첩을 했다. 세계는 그 결과를 예상하며 몸서리쳤다. 호전적인 유럽은 실망했다"며 "러시아는 신경 쓰지 않았다"고 적었다.
'러시아 세계 정치' 편집장인 표도르 루캬노프는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에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핵심은 그가 분쟁 당사자가 되는 것을 꺼린다는 것"이라며 "이번 발표는 매우 절제되고 타협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러시아는 이를 대화 제안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압박으로, 러시아는 압박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다"며 "트럼프 집권 아래 6개월간 지속된 미국과의 관계의 첫 단계가 끝났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