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북미 한인단체장들, 이임 권찬호 총영사 업적 칭송
“시애틀 근무는 내 인생의 행운”
5월초 귀국하는 권찬호 총영사가 서북미 한인사회로부터 ‘A+ 성적표’를 받았다.
서북미 지역 한인단체가 25일 저녁 조지타운 시애틀한인회관에서 개최한 환송식에서 한총연 서북미연합회(회장 곽성국)는 이색적으로 권 총영사에게 성적표를 액자에 담아 전달했다. 떠나는 사람에게 의례적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재임 기간의 공로와 업적, 활동 등을 엄격하게 평가해서 최고 점수인 A+를 부여했다. 타코마 시도 이날 권총영사에게 공로패를 전달했다.
박용호 몬태나 한인회장, 신원택 스포켄 한인회 이사, 앤 김 오리건 한인회장 등을 포함한 총영사관 관할지역의 단체장들이 대부분 모인 이날 환송식에서 참석자들은 권 총영사와 석별의 정을 나누며 무소부재였던 그의 성실한 근무자세와 업적을 칭송했다.
한상국 목사는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권 총영사를 바꾸도록 놔두고, 그를 잡아둘 수 있는 힘을 가지지 못한 우리 한인사회가 안타깝다”며 “이런 의미에서 권 총영사는 너무 불쌍하다”고 역설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오준걸 한인의 날 준비위원장은 “겸손하면서도 옳은 판단과 긍정적인 사고로 동포를 섬기는 자세로 일해 온 권 총영사는 역대 으뜸이었다”고 평가했다. 강석동 전 한인회장도 “처음에는 낙하산 인사인줄 알고 주시해왔는데 지내보니 최고의 총영사였다는 평가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낙하산 인사’라는 말을 의식한 듯 권 총영사는 자신의 성장과정과 임명 배경, 인생관 등이 포함된 송별사를 전해 숙연케 했다.
경남의 가난한 산골 집에서 태어나 호롱불 밑에서 공부를 했다는 그는 성적이 뛰어나 시험으로 부산중학에 진학했고, 명문고교 대신 장학금을 주는 부산상고에 진학했다. 대학 역시 고시를 준비하는 조건으로 4년 전액 장학금을 받고 중앙대에 들어갔다. 대학 4학년 때 행정고시에 합격했고, 이후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에 들어갔으며 고등학교 선배인 노무현 정부 때가지 근속하게 됐다. 교수 자리로 가는 조건으로 공직 생활을 청산했고, 노 대통령도 이렇게 알고 있었으나 이후 총영사로 가기로 마음을 바꿨고, 대통령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청와대 근무 때 알게 된 당시 반기문 외교부장관과 협의를 통해 간단한 시험을 거쳐 시애틀총영사로 오게 됐다고 권 총영사는 설명했다.
그는 “굳이 따지자면 자의와 낙하산 인사가 반반”이라고 설명한 뒤 “남자로 태어난 것, 지금 아내를 얻은 것, 그리고 시애틀에서 근무한 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3가지 행운이었다”고 회고했다.
권 총영사는 이어 “인생은 성장ㆍ봉사ㆍ맘대로 사는 생활 등 3가지 단계로 구분된다고 생각하는데 이젠 맘대로 사는 삶으로 가고 싶다”며 “당분간 쉬면서 낙하산도 타고 등산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애틀 한인사회에는 많은 자원이 있다”면서 “조국인 한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주고, 단체에 소속돼 있지 않는 동포들도 많이 생각해주고, 인물을 많이 배출할 수 있도록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권 총영사는 재임기간 동안 경험하거나 느꼈던 점, 그리고 건강한 동포사회를 만들기 위한 제안이나 의견, 지표 등을 담은 ‘건강한 동포사회를 위한 사색록’이란 책자를 비매품으로 출간, 이날 참석자들에게 나눠줬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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