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이명박씨에게 정권을 맡기면서 요구한 것은 크게 세 가지를 개선하라는 것이었다고 본다. 하나는 경제 살리기였고, 두 번째는 좌파정권 10년에 곳곳에 자리 잡은 친북요소들의 청산 내지 축출이었으며, 세 번째는 한·미관계를 복원해서 안보를 튼튼히 하라는 것이었다. 최근 미국에서 ‘친한파’라는 사람들의 씨가 말랐다. 한세기 전 한국이 일본에 병합되는 과정에서도 미국은 정말 냉정할 정도로 싸늘했다. 한국이 100년 전처럼 미국에 철저하게 버림을 받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다’는 확신을 주는 책은 일본 조지(上智)대학의 나가타 아키후미(長田彰文)교수가 쓴 ‘시어도어 루스벨트와 한국’이다. 여기서 말하는 한국은 지금의 한국이 아니라, 일본에 병합되기 전의 대한제국이다. 나가타 교수는 이 책에서 국제사회에서 제 몫을 못하는 약소국이 강대국의 도의에 호소하는 것이 얼마나 허무한지를 절절히 그려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러·일전쟁 당시의 미국 대통령(재임1901~1909). 러·일전쟁 이후 한국은 일본의 보호국이 된 뒤, 그로부터 5년 후 식민지로 전락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남하를 견제하기 위해 러·일전쟁에서 일본을 지원한 데 이어, 1905년 7월 필리핀에 대한 미국의 기득권을 일본에 승인시키는 대신에, 일본의 대한정책을 미국이 지원하는 ‘카쓰라·태프트 조약’을 비밀리에 체결했다. 당시 미국은 한국에 서양제국으로서 처음으로 수호통상조약(1882년)을 체결한 나라였다. 그 후 운산금광 채굴권과 경인철도 부설권 등 깊은 이해관계로 맺어져 있었다. 따라서 당시 미국의 대한정책은 일본의 대한정책을 좌우할 정도로 무게와 깊이를 갖고 있었다. 한·미수호통상조약의 제1조는, ‘제3국이 조약국의 한편을 억압적으로 취급할 때, 조약국의 다른 편은 사태의 통지를 받고 원만한 타협을 위해 주선을 한다’는 ‘주선조항’이 명기돼 있었다. 한국은 이 조항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면서 미국의 적극적이고 우호적인 개입을 기대했다. 고종 황제는 선교사인 알렌이 공사로 부임하자 “미국은 우리에게 형과 같은 존재다. 우리는 귀국정부의 선의를 확신하고 있다”며 매달렸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주변 인사들에게 다음과 같은 서신을 보낸다. “나는 일본이 한국을 손에 넣는 것을 보고 싶다. 일본은 러시아에 대한 견제역할을 하게 될 터이고, 지금까지 일본의 태도를 봐도 그럴 자격이 있다” “한국은 자신을 위해 주먹 한번 휘두르지 못했다. 우정이란 서로가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루스벨트와 격론을 벌여가면서까지 한국의 독립보전을 주장하던 알렌 공사도 막판에 다음과 같이 내뱉는다. “한국인에게 자치는 불가능하다. 미국 정부가 한국의 독립이라는 허구를 일본에 계속 요구한다면 큰 잘못을 범하는 것이다.” 100년 전 미국은 한국을 냉정하게 버렸다. 100년 뒤인 오늘의 부시 대통령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부시 대통령은 얼마 전 역사가 에드먼드 모리스가 저술한 ‘국왕 시어도어’를 독파하고, 책의 저자를 백악관에서 만났다. 뉴욕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이 자신의 역할 모델(role model)로서 시어도어 루스벨트를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요즘 한·미관계를 보면 부시 대통령이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아시아 정책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행동으로 옮기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는 것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것 같다.
한국은 지금, 전 국민 각종 단체 및 전국공무원노동조합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광우병 소고기 수입 반대하기 보다는 국력을 먼저 키워야 또다시 이런 수모를 안 격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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